[친절한 쿡기자] 김병지, 게임 BJ 욕설에 ‘대인배 유머’… 폭발할 상황, 통큰 소통으로 풀어 훈훈 기사의 사진
[친절한 쿡기자] 백전노장 골키퍼 김병지(45·사진)가 온라인을 달궜습니다. 프로축구 통산 700경기 출전이라는 위업 못지않은 ‘대인배 김병지’가 키워드였죠. 자신에게 욕설을 퍼부은 유명 BJ를 비난하지 않고 장난기 넘치는 유머로 극복했기 때문입니다. 인성과 실력 모든 면에서 축구팬과 네티즌에게 찬사를 받은 겁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축구 게임방송에서 BJ가 ‘2002년 한국의 전설 카드’를 개봉했습니다. 이 BJ는 황선홍, 유상철, 안정환 대신 김병지가 세 번 연속 나오자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네 번째 나오자 입에 담기조차 힘든 욕설을 쏟아내며 뒹굴었는데요. 이 영상을 김병지가 본 겁니다.

보통사람은 ‘버럭’할 일이죠. 그러나 김병지는 SNS를 통해 재미있는 제안을 합니다. 그는 “나는 괜찮지만, 그 게임을 즐기는 내 아들들(삼형제)이 봤을 텐데 어떻게 할 거냐”며 “용서받을 방법은 현실에서 나의 지지자가 되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자신에게 심한 욕설을 한 BJ에게 팬이 되라는 유머를 날린 것입니다. 그러면서 “BJ 미워하는 거 사절”이라고 다른 네티즌들의 비난을 막아주기까지 했죠.

해당 BJ는 SNS에 바로 사과의 글을 올렸습니다. 실시간 방송을 하며 팬들 앞에서 무릎도 꿇었죠. 한바탕 파문을 일으킬 뻔했던 이 사건은 김병지의 ‘통근 용서’로 훈훈하게 마무리됐습니다. 노장의 노련한 소통이 빛난 겁니다.

최근 연예인 못지않게 운동선수들의 언행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네티즌들은 기성용의 SNS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겁니다. 2013년 6월 당시 최강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욱’하며 불만을 터뜨린 사건인데요. 최 감독을 조롱하는 듯한 글을 페이스북 비밀계정에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죠.

지난해 6월 브라질월드컵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도 귀국길에 날린 ‘퐈이야’ SNS로 비난을 샀습니다. 1무2패 처참한 성적을 반성하는 기미조차 없다는 이유였죠. 요즘 뜨고 있는 신수지도 2011년 10월 리듬체조 대회에서 격해진 감정을 미니홈피에 표출했다가 파장이 커지면서 은퇴했습니다.

24년 프로생활을 한 김병지도 욕설을 처음 들었을 때는 ‘욱’ 했답니다. 세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심한 모멸감을 느꼈을 겁니다. 하지만 욕설을 유머로 승화한 덕분에 평생 지지자를 얻었습니다. 혈기왕성한 젊은 선수들, 분노가 치밀 때 스마트폰을 열지 말고 김병지 선배를 떠올리세요. 도움이 될 겁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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