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비단길  타고  온  유리그릇 기사의 사진
황남대총 출토 유리그릇.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1600년 전 유리그릇이 아름답다. 연녹색 유리병에 돌려 붙인 코발트색 띠가 지금도 싱그럽다. 부러진 손잡이는 금실로 감아놓았다. 신라인이 한 황금 수선은 유리가 보배 중의 보배인 것을 알려준다. 신라에서 쓰던 유리그릇은 모두 비단길을 타고 온 수입품이었다. 생산지는 로마제국이나 서역나라. 고귀한 신분들만 이런 진귀한 그릇을 사용했다.

황남대총과 천마총 금관총 등 신라고분에서 나온 유리그릇은 30여점이다. 5세기의 황남대총에서만 12점이 나왔다. 발굴 보고서는 이 왕릉에서 유리구슬도 1만7000개 이상 나왔다고 한다. 유리를 연구해 온 이인숙 한성백제박물관장은 “긴 끈에 줄줄이 매달아 몸에 휘감은 구슬들은 황금이나 옥과 같이 최상의 과시용 장식이었다”고 말한다. 이런 유리제품은 낙타에 실려서 모래바람 속에 광대한 초원길이나 서아시아에서 인도와 동남아를 거치는 멀고 먼 바닷길을 통해 왔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실크로드 경주 2015’를 맞아 ‘신라의 황금문화와 불교미술’ 특별전을 11월 1일까지 연다. 금관 등 갖가지 황금 속에서 수입품 유리그릇도 자리를 차지했다. 황남대총 북분에서 나온 나무테 무늬의 갈색 유리잔은 보물 624호이고, 남분출토봉수형유리병과 잔 3점은 일괄 지정된 국보 193호이다. 신라의 왕도(王都)에서 모처럼 만끽하는 최상의 전시품들이다.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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