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 경쟁력이다] 反다문화 주범 ‘단일민족’ 주입 사라졌지만… 미래세대 교육 ‘차별 코드’ 여전 기사의 사진
다문화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반(反)다문화 정서가 ‘단일민족 신화’를 주입했던 국가 교육과정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진단한다. 인식의 틀이 형성되지 않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12년간 다문화가정을 ‘불순물’로 여기도록 가르쳐 왔다는 것이다.

이런 교육은 2011년에야 종식됐다. 유엔이 2007년 한국의 ‘순혈주의 폐해’를 언급하며 교육과정 개정을 권고한 결과였다. 2011년 이전에 고교를 졸업한 세대가 다문화·다인종에 갖는 거부감은 차츰 개선할 부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다문화 아이들과 섞여 살아야 하는 미래세대 교육은 어떨까. 현 교육과정은 본격적인 다문화사회에 대비해 제대로 만들어졌을까.

◇여전한 ‘차별 코드’=다문화 교육은 ‘범교과 주제’로 선정돼 교과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문화요소를 단편적으로 나열하는 수준이고, 이로 인해 오히려 이질감을 부추기는 부분도 여기저기 남아 있다.

초등학교 통합교과(바른생활·슬기로운생활·즐거운생활)의 ‘다양한 가족’ 단원이 그렇다. 다문화, 한 부모, 조손, 입양 가정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배우게 되는데,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자’는 의미가 담겼지만 오히려 다문화 인식 형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을 받는다.

예를 들면 ‘찬다 삼촌’이란 부분이 있다. 네팔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를 아이 시선으로 그린 동화책을 발췌해 실었다. 손으로 음식을 먹고 구멍 난 양말을 꿰매며 한국말이 서툴다는 부분이 강조돼 있다(사진). 미국 텍사스대 김선영씨의 논문 ‘다문화 교육과정과 그 실행에 대한 비판적 분석’에 이 단원을 배운 학생들의 현장 반응이 나와 있다. 학생들은 주로 “가난해요” “더러워요” “말투가 이상해요(웃음)” 하는 식으로 반응했다.

◇“아직 걸음마 단계”=초등학교 교과서 곳곳에는 내국인 가족을 ‘정상적 가정’으로, 다문화가정은 ‘비정상’이나 ‘탐구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담겨 있다. 학급에 다문화 학생이 있다면 그 가정을 방문해 경험을 공유하도록 권하기도 한다. 다문화 교육이 지식 습득 위주로 진행되는 점도 문제다. 다문화 인식 전환이 교육 목표지만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통해 다른 나라의 의상, 음식, 축제 등을 경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교과에 다문화 요소가 ‘녹아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슷한 예로 양성평등 교육을 든다. 과거 교과서 삽화에는 ‘남성 의사, 여성 간호사’가 그려졌다. 잠재의식에 성역할을 고정시킨다는 비판을 받아 수정됐다. 이런 양성평등 코드가 꾸준하게 교육과정에 스며들었듯이 다문화 교육도 비슷한 과정을 밟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경인교대 장인실 교수는 “다문화 교육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교육학자조차 단일민족 프레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이는 고스란히 교과서 곳곳에 남아 있다”며 “9월에 나오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중요하다. 각종 차별코드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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