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女축구팀 ‘얼짱 선수’만 관심?… 불타는 동료애도 좀 봐주세요 기사의 사진
여자 축구대표팀 주장 조소현(오른쪽)이 2015 동아시안컵 한일전에서 동점골을 넣고 부상으로 조기 귀국한 동료 심서연의 유니폼을 들어올리고 있다. JTBC 캡처
[친절한 쿡기자] 넓은 어깨와 가슴팍. 우람하고 단단하게 키운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 90분 동안 상대의 골문을 향해 쉴 새 없이 진격하면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축구는 과격한 스포츠입니다. 남성성을 상징하는 여러 종목들 중에서도 손꼽힐 만큼 과격합니다. 그라운드에서 직접 뛰지 않은 관중들이 훌리건으로 돌변할 정도로 말이죠.

축구선수에게 ‘얼짱’이나 ‘미소천사’는 왠지 어색한 별명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별명을 가진 선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2015 동아시안컵에 출전한 우리나라 여자 축구대표팀에서입니다.

선수들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개최국 중국과 영원한 숙적 일본의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서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입니다. 적어도 동아시안컵 기간인 지금은 한류스타 부럽지 않은 인기입니다.

공격수 이민아(24·현대제철)의 별명은 ‘얼짱’입니다. 그라운드에서는 골문을 향해 맹렬히 파고드는 골잡이지만 유니폼을 벗으면 SNS에 한껏 멋을 낸 ‘셀카’를 올리는 평범한 20대 여성입니다. 지난 1일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1차전을 1대 0 승리로 마치고 우리나라 기자들에게 “내 이름이 검색어 1위에 있느냐”고 물을 만큼 톡톡 튀는 신세대 공격수입니다.

공격수 전가을(27·현대제철)에겐 ‘미소천사’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지난 4일 일본과의 2차전에서 2대 1로 승부를 뒤집은 프리킥 결승골을 넣은 뒤 밝게 지은 미소가 축구팬들의 마음을 녹인 것이죠.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지만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의 섭외를 받을 만큼 미모를 인정받은 수비수 심서연(26·이천대교)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대표팀의 미녀스타입니다. 이들은 경기를 마칠 때마다 검색어 순위를 장악합니다. SNS에 올린 평범한 일상 사진들은 네티즌들에게 옮겨져 즐거운 이야깃거리가 됩니다. 마치 걸그룹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반짝 인기가 아닙니다. 축구선수로서 본연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꾸준한 관심이 이들에겐 절실합니다. 일본과의 2차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주장 조소현(27·현대제철)이 환호보다는 슬픈 표정으로 병상에 있는 심서연의 유니폼을 들어올린 골 세리머니는 그래서 더 감동적입니다. 갑작스럽게 모아진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뜨거운 동료애를 발휘했기 때문이죠. 지금의 이들을 향한 응원과 박수가 동아시안컵을 마치고 복귀할 소속팀에서도 계속되길 기원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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