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코앞인데… 설 곳 없는 창원 위안부 소녀상 기사의 사진
경남 창원시민들의 성금으로 만든 위안부 소녀상.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광장 인근에 설치하려던 이 소녀상은 주변 유흥가 상인들의 반대로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창원시민 성금으로 만들어 전국적 관심을 끈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이 들어설 장소 인근 일부 상인들의 반대로 올해 광복절에 볼 수 없게 됐다.

9일 일본군 위안부 추모비 건립추진위원회(추진위)와 창원시에 따르면 추진위는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오는 11일 이 소녀상 제막식을 가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부 상인들이 소녀상 설치 위치 변경을 요구해 제막식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소녀상이 들어설 곳은 창원시가 조성중인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광장으로 들어가는 도로 인근 시유지다. 이 일대는 일제시대 소녀들이 위안부로 끌려가기 전 중간 집결지 역할을 했던 곳인데다 3·15의거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또 평소에도 유동인구가 많고 광장 조성이 끝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돼 소녀상 설치장소로 정해졌다. 문화광장과는 직선거리로 50여m 떨어져 있다.

그러나 몇몇 상인들이 소녀상을 문화광장 안으로 옮겨달라는 민원을 제기하면서 제막 일정까지 불확실해졌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해야 할 공사를 지금까지 못하고 있다.

상인들은 소녀상 설치 예정지 주변에 주점이 많아 취객들이 훼손할 가능성이 있고 위안부 소녀상이 술집과는 어울리지 않아 영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전 사유로 들었다. 이들은 소녀상을 문화광장 안이나 창원시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원시는 상인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추진위와 반대상인들 틈에 끼여 난처한 상황이다.

추진위는 창원시민들로부터 9800만원의 성금을 모으고 도·시비를 합쳐 모두 1억 500만원으로 소녀상을 제작했다. 브론즈(청동) 재질의 소녀상은 입상 형태로 높이는 154㎝ 정도다.

반면 경남 남해군은 오는 14일 남해여성인력개발센터 앞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박숙이’ 할머니 이름을 딴 ‘숙이공원’을 조성하고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해 제막식을 갖는다.

경남 남해군에 들어설 ‘평화의 소녀상’은 지금까지 각지에 세워진 다른 소녀상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소녀상은 짧은 머리에 한복을 입고 서 있는 모습은 비슷하지만, 맨발과 뜯긴 머리카락으로 할머니들의 한을 표현했다. 또 조개캐기(바래) 때 사용하는 호미와 소쿠리 등을 넣어 박 할머니 사례를 형상화했다. 남해 바닷가에서 조개를 캐던 어린 소녀들을 일본군이 무자비하게 끌고 간 역사를 알리기 위해 형상화한 것이라고 남해군 관계자는 전했다.

박 할머니는 16살 때 남해군 고현면 바닷가에서 바래 가는 길에 외사촌과 함께 일본군에 끌려갔다. 그는 일본 나고야를 거쳐 중국 만주에서 7년간 지옥 같은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해방 이후 만주에서 7년간 더 생활하다 고향 남해로 돌아와 살고 있다.

군은 현재 서울에서 마무리작업이 진행 중인 소녀상을 오는 12일쯤 숙이공원으로 옮겨 설치작업을 한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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