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DMZ 지뢰 도발] GP통문 통과 직후 ‘쾅’… 빠져나오다 또 ‘쾅’ 기사의 사진
지난 4일 오전 7시28분쯤 경기도 파주시 인근 비무장지대(DMZ) 안 우리 군 OOO경계소초(GP)에는 분대장 정교성 중사가 이끄는 수색팀 8명이 모였다. 수색작전을 위해 길을 나선 이들은 GP 근처 통문에 도착했다. 평소 6명이 작전을 수행하지만 이날은 인근 소대 신임 소대장이 경험을 쌓기 위해 합류했고, 부대 본부의 베테랑 박선일 주임원사도 참가한 상태였다.

정찰조가 철책 사이에 설치된 통문 이상 여부를 확인하자 선두인 김모 하사가 너비 1.5m 정도인 통문의 중간과 아래쪽 자물쇠를 열었다. 바로 앞쪽에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가 있었지만 터지지 않았다.

통문을 통과한 김 하사는 서쪽으로 5m 정도 조심스레 걸어가 적진을 살펴본 뒤 손짓으로 다른 대원들에게 이동 지시를 했다. 이에 따라 하모 하사가 통문을 통과하는 순간 ‘쾅’ 하는 폭발음과 함께 흙먼지가 하늘로 솟았다. 통문 북쪽 바로 아래에 묻힌 목함지뢰 2개가 터진 것이다. 하 하사는 추진철책 앞쪽의 윤형철책까지 날아가 떨어졌다. 그의 다리는 이미 큰 부상을 당한 상태였다. 오전 7시35분이었다.

정 중사가 총알같이 뛰어들어가 압박붕대로 하 하사를 지혈했다. “내가 경계를 취할 테니 빨리 후송해.” 정 중사가 소리쳤고, 통문 남쪽에 있던 의무병 박모 상병이 박 원사와 함께 하 하사를 들었다. 폭발로 떨어져나간 하 하사의 다리는 김 하사가 들었다. 김 하사가 급하게 통문을 넘어선 순간 2차 폭발이 발생했다. 첫 폭발 후 5분 만이었다.

GP 내 감시병은 첫 폭발음을 듣자 곧바로 열상감시장비(TOD)의 초점을 사건 현장에 맞췄다. 녹화 기능이 있는 장비엔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김 하사 앞에서 2차 폭발이 발생하자 하 하사를 이송하던 두 사람이 앞으로 쓰러졌다. 잠시 정신을 잃었던 이들은 다시 깨어나 낮은포복 자세를 취했다. 북한군이 공격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박 원사와 박 상병은 겨우 하 하사에게 기어가 그를 사고 현장에서 끌어냈다. 다른 장병들은 총기를 북쪽으로 겨냥한 채 경계자세를 취했다. 지뢰를 밟고 쓰러진 김 하사는 통문 북쪽에서 경계를 서던 정 중사가 달려와 남쪽으로 이송했다.

경사진 둔덕에서 부상자 응급처치가 이뤄지는 동안 750m 떨어진 우리 군 GP의 병사들이 달려와 들것으로 부상자들을 응급헬기장으로 옮겼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끈끈한 전우애를 발휘한 것이다. 합참 관계자는 9일 “단 한 명도 숨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5일이 지났지만 현장은 압박붕대와 반창고, 나무절단기 등 수색대의 장비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부상자들의 피로 물든 흙도 그대로였다.

국군수도병원에 이송된 김 하사는 의식을 회복하자 다른 전우들의 안위만 계속 물었다. 15년 전 같은 지역에서 후임 대대장이 지뢰를 밟자 구하러 들어갔다 두 다리를 잃은 이종명 육군 대령이 부상자들을 찾아 “두 다리가 없어도 군생활을 잘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이 대령은 다음달 전역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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