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일베 ‘좌파 비판’에 써먹던 이미지 합성 이젠 의도보단 관심끌기 집착 기사의 사진
[친절한 쿡기자] SBS 8뉴스가 최근 헌법재판소 관련 뉴스를 보도하면서 극우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이 만든 ‘짝퉁’ 이미지를 썼습니다. 헌재 상징 문양 가운데에 일베 초성 ㅂ을 합성한 거였죠. 원본과 비교하면 금방 알 수 있어 “제작진 부주의가 아쉽다”는 비판이 컸습니다. 그런데 요즘 일베 합성이 아주 교묘해졌습니다. 일베 회원들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랍니다. ‘숨은일베찾기’를 해야 할 판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과거 일베 회원들이 일베 초성 ㅇ,ㅂ나 영문 ILBE를 대놓고 집어넣었다면 최근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루엣을 교묘하게 숨겨놓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한양대학교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학교 로고 사용주의 공지를 띄웠습니다. 일베에서 학교 사자 캐릭터의 일부분을 교묘하게 변형해 유포했다며 원본과 합성 이미지를 나란히 올렸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얼굴을 실루엣 처리해 합성했다”는 자세한 설명이 뒤따르기 전까지 네티즌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글은 5000여회 가까운 ‘좋아요’를 받으며 다른 공지의 10배가 넘는 관심이 쏠렸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 작품 모나리자도 일베 먹잇감이 됐습니다. 최근 각종 커뮤니티에는 ‘모나리자도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와 함께 여인 뒤편에 노 전 대통령 얼굴을 희미하게 집어넣은 합성 그림이 퍼지고 있습니다. 고전에까지 이런 짓을 할지 누가 알았을까요.

현재 상영 중인 영화 미션임파서블5도 교묘한 합성을 당했습니다. 포스터의 한 귀퉁이에 있는 인물의 몸통에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갖다 붙였습니다(포스터 속 빨간 점선). “정성이 갸륵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은 부분까지 신경을 쓴 ‘노고’가 신기할 따름입니다. 마구잡이식 노 전 대통령 합성에 “일베가 노무현 대통령 팬카페냐”는 비아냥이 오히려 더 설득력 있게 보일 정도입니다.

누군가는 일베가 보수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말합니다. 거친 표현과 합성도 그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과격한 방식이라고 두둔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 일베 합성을 보고 있자니 “그저 추천을 많이 받고 싶어 안달이 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일베에는 ‘인기 게시글’에 오를 수 있도록 추천해 달라고 갈구하는 회원이 많습니다. 합성이 교묘해진 이유는 바로 이겁니다.

우리사회에서 일베에서 만들어 퍼뜨린 사진을 사용하는 것은 거의 범죄를 저지르는 것처럼 비난을 받습니다. 방송국은 공개사과에 나서기 일쑤죠. 조심해야 합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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