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올 댓 이즈] 美 중산층 남성 40년 인생 역정 그려 기사의 사진
지난 6월 아흔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미국 소설가 제임스 설터의 마지막 작품. 죽기 2년 전에 쓴 장편으로 국내 출간된 그의 네 번째 소설이 된다.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설터의 취향과 기억이 짙게 배어 있고, 특유의 정확하지만 감각적인 문장들을 만날 수 있다.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 중 해군으로 태평양전쟁에 참전했던 한 미국 남성의 일대기다. 주인공 필립 보먼은 전쟁이 끝나고 대학을 나와 기자로, 출판사 에디터로 비교적 성공적인 삶을 살아간다. 청년에서 중년에 이르기까지 보먼의 40년 인생 역정이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결혼과 이혼, 임시적인 연애들, 뉴욕의 단골 카페와 레스토랑, 작가와 출판계의 속사정 등 사소해 보이는 일상들을 통해 미국 중산층 남성의 전형적인 삶을 보여준다.

소설은 일관된 플롯이나 특별한 스토리가 없다. 등장인물들의 삶에도 사건이나 개연성이 없다. 전개는 불규칙하고 설명은 불친절하다. 그러면서도 소설은 생생하고 흥미롭다. 설터는 몸짓 하나, 대화 몇 마디만으로 본질에 닿는다. 퓰리처상을 받은 인도계 미국 소설가 줌파 라히리는 설터의 ‘가벼운 나날’을 읽고 “넘치기보단 부족한 게 낫고, 글이 원액이 되도록 졸여야 한다고 제임스 설터에게 배웠다”고 썼다.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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