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용희 (2) 외할머니의 40년 새벽기도 은혜로 싹튼 믿음

독실한 어머니, 어려서 성경 들려주고 산상수훈 등 외우면 용돈 주시며 격려

[역경의 열매] 이용희 (2) 외할머니의 40년 새벽기도 은혜로 싹튼 믿음 기사의 사진
이용희 에스더운동본부 대표의 외할머니인 김성녀 권사(앞줄 오른쪽 세 번째)가 1962년 충북 영동에서 환갑잔치 후 가족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기도의 모범을 보여준 외할머니가 이 대표를 안고 있다.
나는 1958년 12월 28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서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조흥은행에 근무하셨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결혼 전부터 예수님을 믿었으며, 2010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 그날까지 평생을 새벽기도자로 사셨다. 반면 아버지는 어머니와 결혼하기 위해 교회에 나가셨다.

1940년대 말 결혼을 위해 아버지가 외갓집을 찾아갔다. “따님을 저에게 주시면 평생 행복하게 보살피겠습니다.” “예수를 믿어야 내 딸을 줄 수 있네.” “교회 말입니까….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약속대로 아버지는 그때부터 교회에 출석하셨다.

신앙도 없었던 아버지는 종갓집 장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에 출석하면서 제사를 드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어머니의 전도로 친가에 복음이 들어왔고 지금은 대부분의 친척들이 예수를 믿는다.

결혼 초 아버지는 억지로 교회에 다녔다. 어머니는 주일마다 아버지에게 교회 출석을 재촉하느라 무척 힘들어 하셨다. 그런데 1979년 장로가 된 후에는 상황이 역전됐다. 아버지는 주일 예배 때마다 어머니가 늦지 않도록 재촉하셨다.

아버지는 집사 때까지도 술, 담배를 하셨다. 중간에 술은 끊었지만 장로 피택 후 장로고시를 준비할 때까지도 담배를 끊지 못했다. 한 번은 장로고시를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는지 조용히 나를 부르셨다. “용희야, 가서 담배 좀 사오너라. 교회 시험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그런데 1970년대 말 아버지는 장로 임직을 받은 후부터 주님이 은혜를 주셔서 담배를 완전히 끊으셨다.

우리 집안 신앙의 뿌리는 충북 영동 외갓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외할머니는 청상과부로 5남매를 힘들게 키우셨다. 셋째 딸이었던 어머니가 처녀 때 중병에 걸렸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차도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집 옆에 있던 구세군교회에서 교인들이 외할머니를 전도하기 시작했다. 외할머니는 어머니를 위해 좋다는 약을 써보고 절에도 가보고 무당굿도 했다. 아무런 효험이 없던 차에 예수를 믿으면 셋째 딸이 나을 수 있다는 말에 선뜻 응하셨다.

“셋째 딸만 살려주신다면 즉시 예수님을 믿겠습니다.” 이날부터 구세군 교인들이 매일같이 찾아와서 가정예배를 드렸다. 하나님의 기적이 일어났고 어머니는 깨끗하게 나았다. 어머니가 치유되자 외할머니는 셋째 딸을 데리고 이튿날부터 매일 구세군교회로 새벽기도를 다니셨다.

이렇게 시작된 외할머니의 새벽기도는 1981년 돌아가실 때까지 약 40년간 계속됐다. 기도는 갈수록 깊어졌고 새벽기도뿐 아니라 저녁식사 후에도 매일 교회에 가셔서 밤늦도록 자주색 방석을 깔고 앉아 교회 마룻바닥을 눈물로 적셨다. 결혼한 자녀와 배우자, 그리고 슬하에 23명의 손주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간절히 기도하셨는데, 후에는 증손주들 이름까지 부르면서 기도하셨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때 외할머니 댁에 놀러 가면 외할머니는 늘 새벽과 밤에 교회로 향하셨다. 외할머니가 밤늦도록 집에 안 오시면 내가 교회에 가서 외할머니를 직접 모시고 왔던 기억도 난다. 지금도 예배당에서 간절히 기도하시는 외할머니의 뒷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외할머니 밑에서 신앙생활을 하신 어머니는 굳건한 믿음의 소유자였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일반 동화 대신 성경 동화를 들으며 자랐다. 어머니의 무릎에서 신·구약 성경 이야기를 들으며 믿음을 키웠다. 어머니는 산상수훈, 사랑장, 시편 1편 등을 외우게 하셨고, 다 외우면 상으로 용돈을 주셨다. 부흥회나 신앙집회가 있으면 늘 나를 데리고 다니셨다. 주일 아침마다 헌금을 주셨는데 늘 빳빳한 새 돈을 쥐어 주셨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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