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명품마을을 가다] (19) 강원 평창 계촌정보화마을 기사의 사진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계촌정보화마을의 고랭지 밭에서 배추와 무가 자라고 있다. 이곳의 고랭지 배추와 무는 일교차가 큰 환경에서 재배돼 품질이 뛰어나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계촌정보화마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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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계촌정보화마을은 해발고도 700m에 위치한 전형적인 산촌마을이다. 백덕산(1350m)을 앞으로 하고 청태산(1200m)을 병풍처럼 두른 이 마을은 순박한 인심을 가진 주민들이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고 있는 곳이다. 이 마을은 과거 고랭지 무·배추 등 밭작물 재배가 유일한 생계수단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봄 산나물, 여름에는 얼음장같이 찬 계곡물, 가을 단풍, 겨울 눈꽃 등 뚜렷한 사계절을 이용한 체험과 청정 농산물 가공을 통해 잘사는 마을로 탈바꿈하고 있다.

17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사무소를 지나 42번 국도를 따라 10여분을 내달리자 도로 양옆 산기슭에 초록빛으로 물든 배추밭이 눈에 들어왔다.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계촌천을 거슬러 올라가자 계촌정보화마을을 알리는 입간판이 나타났다. 마을 곳곳의 고랭지 밭에서는 농민들이 농작물을 가꾸느라 여념이 없었다. 해발 700m가 넘는 고산지역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인지 산들바람도 서늘하게 느껴졌다.

2001년 정보화마을로 선정된 이곳은 논을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 농민들이 옥수수와 감자 배추 무 고추 등 밭작물과 곤드레 참나물 등 산나물을 재배해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이 마을에선 영농소득을 높이기 위해 고랭지 배추를 그냥 출하하는 대신 소금에 절여 판매해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곳의 고랭지 배추는 밤낮의 기온 차가 커 단단하고 아삭한 것이 특징이다. 백덕산 줄기의 1급수와 천일염으로 절여진 배추는 신선도가 뛰어나 마을의 효자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주민들은 농한기인 11월부터 12월 초까지 절임배추(40t)를 만드는 과정에도 참여해 농외소득을 벌이들이고 있다.

백덕산 등 청정 산기슭에서 채취한 고사리와 취나물, 곤드레 등을 말린 건나물도 마을소득을 올리는 데 1등 공신이다. 절임배추와 건나물 등 농산물을 전자상거래를 통해 판매한 수익은 한 해 2억4000만원에 달한다.

정재현 계촌정보화마을 총무는 “계촌정보화마을 절임배추와 건나물은 서울·경기 등 도시지역 소비자로부터 재구매율이 높은 효자상품”이라면서 “더욱 다양한 2차 농산물 가공식품을 개발해 지역의 소득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역 특산물과 사계절을 연계한 체험프로그램은 도시민의 발길을 이끄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마을은 7∼8월 감자 캐기, 6∼8월 뇌운계곡 래프팅, 초겨울 고랭지 김치담그기 등 계절별로 체험프로그램을 마련, 운영하고 있다. 송어맨손잡기, 곤드레 수확체험 등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도 준비해 학생들의 체험학습지로 각광받고 있다.

2012년부터 본격 운영된 하늘마루 염소목장도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목장에서는 아기 염소 먹이주기 체험과 수려한 자연경관을 가진 염소방목지를 트래킹할 수 있어 가족단위 방문객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사계절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을 찾은 관광객은 연간 1만2000여명으로 이는 계촌마을 인구 1000여명의 12배에 달한다.

마을이 보물처럼 간직한 높은 산과 맑은 계곡도 마을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마을 앞에 자리한 백덕산은 능선 곳곳에 기암괴석과 소나무 숲이 장관을 이뤄 사계절 등산객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등산로 경사도 완만해 가족단위 등산로로 손색없다. 이 산은 예로부터 4가지 재물이 있다고 해서 ‘사재산(四材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4가지 재물이란 동칠, 서삼, 남토, 북토라고 해서 동쪽에는 ‘옻나무 밭’, 서쪽에는 ‘산삼’, 남·북쪽에는 ‘전단토’라는 흉년에 먹는 흙이 있다고 전해진다.

계촌마을 대미산 중턱에 있는 간헐천인 ‘때때수’는 이 마을의 숨겨진 보물 중 하나다. 때때로 나온다고 해서 ‘때때수’라고 불리는 이 샘물은 여름철 강수가 잦을 경우 1∼2시간에 1번씩, 갈수기엔 3∼4시간에 1번씩 물이 쏟아져 내린다. 평상시엔 물줄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양의 물이 흐르지만 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3m 높이의 바위틈에서 많은 양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며 작은 폭포를 이룬다.

주민들은 “나병환자가 샘물을 찾아와 이 물을 먹고, 씻은 뒤 병이 치유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오고 있다”면서 “외부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 인근에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갖춘 뇌운계곡이 자리 잡고 있어 여름철에는 시원하고 아찔한 래프팅을 즐길 수 있고, 스키장도 불과 20분 거리에 위치해 겨울 레포츠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박영식 계촌정보화마을 부위원장은 “지금 계촌에 사는 주민 3명 가운데 1명은 계촌의 자연환경이 좋아 이곳으로 귀농·귀촌한 주민들”이라며 “아직까지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주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 전국에서 가장 활기찬 농촌체험마을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평창=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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