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용희 (3) 어머니 통해 기도응답 체험·순종의 태도 배워

가족들 철저하게 주일성수 시키고 중요한 일 있으면 금식기도로 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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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왼쪽)가 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68년 대전시 유성의 한 냇가에서 어머니, 셋째 형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1960년대 중반 주일학교는 오전 9시에 주일예배를 드리고, 점심식사 후 오후 3시쯤 어린이들을 위한 집회를 열었다. 나는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던 서울 신촌 대현교회에 출석했다.

오전 주일학교 예배와 달리 오후 집회에는 어린이들이 많이 모이지 않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오후에도 나를 꼭 교회로 보내셨다. 당시 선풍적 인기를 끌던 만화영화 ‘황금박쥐’가 흑백TV에서 나오던 때였다. 주일 오후 만화도 못 보고 억지로 교회에 가는 게 어린 나이에 무척이나 억울했다. 울면서 오후 집회에 간 적도 있다. “인생 참 불행하다. 황금박쥐도 못 보고 교회에 나가야 한다니….” 이렇게 투덜대곤 했다.

가족 중에 주일성수 문제로 어머니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아파서 학교에 결석하고 직장을 결근하더라도 주일예배는 빠진 적이 없다. 어머니가 보여주신 신앙교육의 열매다.

새벽기도를 매일 다니셨던 어머니는 5남매가 입학시험을 볼 때마다, 집안에 중요한 일이 생길 때마다 금식기도를 하셨다. 내가 유학 중에 급한 일이나 중요한 일이 생기면 전화해서 “어머니, 기도해주세요”라고 말하면 어머니는 꼭 금식기도를 하셨다.

고모가 우리 5남매에게 이런 말씀을 하신 적도 있다. “너희 5남매가 입시에 실패하는 것을 거의 못 봤다. 너희 어머니가 믿는 하나님이 기도를 들어주시는 것을 보면서 나도 교회에 나가게 됐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어릴 때 살던 집에 우물이 있었는데 두레박질을 하다가 그만 줄을 놓치고 말았다. 아무리 해도 두레박을 건질 방법이 없었다.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구르는데 어머니가 지나가시다 우리 앞에서 기도를 하시는 것이었다.

“하나님! 저 두레박을 건져주십시오.” 그리고 어머니는 끈에 묶인 갈고리를 내리셨는데 한 번에 두레박을 건져내셨다. 조금 전까지 아무리 해도 안 나오던 두레박이었는데 말이다. 어린 나이에 ‘아,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기도하면 응답해 주시는 분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런 어머니의 기도 응답들이 이것 말고도 내 기억에 수두룩하다.

나는 자연스럽게 어머니로부터 중요한 영적 원리를 배웠다. 방학 때 충북 영동 외가에 놀러 갈 때면 어머니는 외할머니께 좋은 것을 싸서 보내셨다. 그러면 외할머니는 그중에서 제일 좋은 것을 골라 교회 목사님께 보내셨는데, 그때마다 나에게 심부름을 시키셨다.

방학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면 외할머니가 음식을 싸 주셨다. 그것을 받은 어머니는 그중에서 제일 좋은 것을 떼어 담임목사님께 보냈다. 그때도 막내인 나에게 심부름을 시키셨다.

집이 깨끗하고 좋은 음식을 준비하는 날은 어김없이 목사님이 심방을 오셨다. 유년시절부터 영적 권위를 지닌 목회자를 전심으로 섬기는 것이 무엇인지 어머니는 말이 아닌 삶으로 가르쳐 주셨다.

아버지는 장로였고, 큰형도 훗날 같은 교회 장로가 됐다. 그런데 교회 문제로 의견이 엇갈리면 어머니는 남편이나 아들 편을 들지 않고 담임목사님을 지지했다. 어머니는 늘 ‘목회자의 결정이 성경에 명백히 어긋나지 않는 한 권위에 철저히 순종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런 어머니를 통해 영적 지도자에 대한 순종, 존중의 태도를 배웠다.

또 어머니는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자신이 하지 않고 아버지가 결정하시도록 배려했다. 그래서 우리 5남매는 ‘가장에 대한 복종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웠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어머니는 반드시 기도를 하셨고 결정은 아버지가 하시도록 했다. 어렸을 때는 잘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5년 전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신 어머니가 성경에서 말하는 영적 권위에 철저히 순종하는 삶을 보여주셨던 분임을 깨닫게 됐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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