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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칼럼] 남남갈등 70년의 악순환도 끊자

“北 앞에서 우리끼리 다투지 말고, 한목소리 내야 한반도 평화와 통일 앞당겨질 것”

[김진홍 칼럼] 남남갈등 70년의 악순환도 끊자 기사의 사진
요즈음 한반도 정세가 크게 출렁인 것은 북한의 화전(和戰) 양면 전술 때문이다. 지난 4일 목함지뢰 도발 사건을 일으킨 뒤 포격 도발까지 자행한 북한은 대화로 해결하자고 했다가 뒤늦게 오리발을 내밀면서 최후통첩 또는 준전시상태 운운하며 군사적 대결 가능성을 고조시켰다. 그러더니 긴장이 한창 고조되던 21일 오후 물밑으로 우리 측에 고위당국자 접촉을 제의했고, 우리 측의 수정 제안을 받아들여 판문점에서 ‘2+2’ 접촉이 성사됐다. 이렇듯 ‘냉온탕’을 넘나드는 대남 전술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김씨 독재정권’이 70년 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해온 상투적인 수법이다.

치밀한 대남 전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반도 적화통일이다. 김씨 3대 세습체제는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적화하겠다는 야욕을 버린 적이 한순간도 없다. 그 중간지점에 북한 내부 결속과 대한민국에서의 남남갈등 조장이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뢰 도발에 대응해 실시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라면서 ‘48시간의 시한’을 제시한 것은 남남갈등을 노린 제안이었다고 할 수 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북한이 원하는 대로 방송을 중지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도발하면 단호하게 응징하는 게 맞는다”는 목소리가 충돌하도록 유도해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려는 의도가 다분했다는 얘기다.

남남갈등의 역사는 분단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그리고 현재진행형이다. 김씨 독재정권의 집요한 책동에 부화뇌동하는 이들이 아직도 우리 내부에 있다. 자생적 종북주의자도 있고, 북한과 직접 연계된 경우도 있다. 그들은 남북 사이에 쟁점이 발생하면 어김없이 등장해 거짓 선동으로 북한을 두둔하면서 국론을 분열시킨다. 물론 극소수다. 하지만 뿌리가 깊다. 북한의 지뢰·포격 도발에 대해 우리 군의 자작극이라거나 미국 각본에 따른 것이라는 유언비어를 유포한 사람들 역시 그런 부류가 아닐까 싶다. 그들은 이번 대치 국면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미군 철수 등을 외치며 다시 혼란을 야기하는 방안을 궁리하고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유롭게 생활하면서 우리나라를 좀먹고,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인 북한을 이롭게 하려는 암적 존재들이다.

정치권의 과도한 주장도 자제돼야 한다. 남남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포격 도발에 대해 우리 군이 다소 늦게 응수한 것을 트집 잡아 군을 성토하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의 도발은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포격 도발의 경우 작은 포탄으로 ‘간보기’한 뒤 원점을 알 수 없는 직사화기로 쐈기 때문에 정확한 진상 파악에 시간이 걸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적이 보는 앞에서 우리 군을 다그치는 건 온당치 않다. 사태 수습 후에 질타해도 늦지 않다. 앞서 지뢰 도발 사건에 대한 초동대처 미흡을 이유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경솔했다. 김 실장은 북한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그를 문책하면 북한이 쾌재를 부를 것이다. 미덥지 못한 구석이 있더라도 국군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야 할 시점이다. 우리나라 군인들이 최전방에서 북한군과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이유는 국민들의 안위를 지키고, 국토를 수호하기 위해서 아닌가.

김정은은 올해를 ‘통일대전(大戰)의 해’로 삼고 있다. 적화통일을 위한 ‘큰 전쟁’을 계획하고 있는 마당에 남남갈등으로 국력을 낭비하는 건 김정은을 기쁘게 할 뿐이다. 차제에 북한 도발은 물론 남남갈등의 악순환도 끊어버려야 한다. 그렇게 한목소리를 내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문이 좀 더 빨리 열릴 수 있다.

김진홍 수석논설위원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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