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27)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뇌종양센터 김재용 교수팀] 뇌종양, 절반이상 고친다! 기사의 사진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뇌종양센터 다학제 진료팀이 뇌종양 진단을 받은 한 여성 환자 및 보호자와 뇌 영상 사진을 같이 보면서 향후 치료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 두 번째부터 신경외과 김재용 교수(센터장)와 소아청소년과 최형수(49), 방사선종양과 김인아(53), 영상의학과 최병세(44), 혈액종양내과 김유정(41), 병리과 최기영(54)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제공
TV속 드라마나 영화에서 종종 불치병 소재로 등장하는 뇌종양은 사실 매우 복잡한 종양이다. 다른 부위와 달리 양성 종양도 암과 같은 대우(?)를 받고 그 종류도 30여 가지나 될 정도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뇌종양은 건드리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아 아예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15∼20% 정도 된다. 하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볼 때 못 고치는 환자보다는 수술 또는 항암제, 방사선 치료로 고칠 수 있는 환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뇌종양센터 김재용(47·신경외과) 교수의 설명이다. 현재 우리나라 뇌종양 환자 치료율은 양성과 악성을 모두 합쳐 약 50%다. 어떻게든 둘 중 하나는 살려내고 있다는 말이다. 뇌종양은 두개골 안에 생긴 모든 종양을 총칭하는 병명이다. 물론 뇌 주변 구조물에서 발생하는 종양도 포함된다.

김 교수는 “사람들이 뇌종양을 불치병이라고 생각해 더 이상 희망이 없는 것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다양한 종류 만큼이나 치료율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큰 차이를 보여 말 그대로 드라마틱하다”고 말했다.

뇌종양은 다른 종양과 달리 혹이 두개골 안에서만 자란다. 다른 기관으로 전이되는 경우란 수모세포종 등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 때에도 거의 신경계 밖으로 벗어나는 법이 없다.

뇌종양은 최초 발생 부위가 어딘가에 따라 원발성 및 전이성으로 구분된다. 원발성은 두개골 안에서 최초 발생한 것이고 전이성은 다른 부위에서 생겨 혈관을 따라 뇌 쪽으로 이사 온 종양을 말한다.

원발성 뇌종양은 다시 세포 종류에 따라 주변의 신경조직 속으로 파고드는 ‘신경교종’(축내종양)과 그렇지 않고 압박만 하는 비(非)교종성(축외종양), 두 종류로 나뉜다. 신경교종이 전체 뇌종양 중 약 40%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비교종성으로 수막종 20%, 뇌하수체선종 15%, 신경초종 15%, 기타 종양 10% 등의 분포다.

뇌종양은 악성도에 따라 양성과 악성으로 나뉜다. 양성 뇌종양에는 뇌수막종 두개인두종 청신경초종 뇌하수체 종양 등, 악성 뇌종양에는 역형성신경교종 교모세포종 뇌전이암 수모세포종 등이 대표적이다.

양성 뇌종양은 대부분 수술만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성장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수술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기만 해도 될 때가 적잖다. 종양이 여러 해 동안, 심지어 수십 년 동안 자라지 않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문제는 이런 양성 뇌종양도 수술이 어려워 완치를 기대하기 힘들 때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뇌간이나 뇌기저부, 또는 척수 속에 뿌리를 내린 종양은 완전 절제수술이 불가능하다. 수술 범위를 아무리 좁혀도 생명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뇌와 척수에 손상을 안 입힐 수가 없기 때문이다.

발병 시 무조건 진단 및 수술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찾아가야 하는 이유다. 경험이 많지 않은 의사는 수술보다는 약물 치료가 낫거나 당분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해도 되는 것에 칼을 대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게 뇌종양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여러 진료과목의 교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다각도로 협진을 하는 뇌종양 다학제 진료 시스템이다. 한 사람이 잘못 봐도 다른 의사가 보정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최적의 치료계획을 짜기 위해 여러 의사가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칠 수 있어서다. 결국 치료 효과도 극대화되기 마련.

뇌종양 다학제 진료 시스템이란 신경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소아청소년과 혈액종양분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관련 진료과목의 교수들이 한 곳에 모여서 최고의 치료효과를 얻기 위해 최적의 치료계획을 짜고 그대로 시행하는 것이다.

환자들은 여러 진료과를 찾아다니며 진료를 받는 수고를 안 해도 되고 의료진은 진료 시 각 과 사이에 있을 수 있는 혼선을 최소화하면서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 시스템은 완치율이 낮은 악성 뇌종양이나 일차 치료 후 재발되었을 때, 치료법 선택이 쉽지 않을 때 빛을 발한다.

김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도 뇌종양 치료에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치료계획을 더욱 완벽하게 수립할 수 있게 됐고 이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부위의 수술도 성공적으로 시술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팀은 현재 뇌·척수 종양 수술 및 감마나이프 수술을 연평균 500건 이상 시행 중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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