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용희 (7) 농촌전도 마치고 난 뒤 심각한 ‘삶의 고민’ 시작

“여러분을 가장 잘 아는 분은 하나님”… 수련회 목사님 말씀 듣고 눈물로 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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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 등 이화여대 다락방전도협회 농촌 전도팀이 1978년 8월 강원도 영월군 삼옥리로 들어가기 위해 나룻배를 타고 있다.
1978년 7월 초 전도수련회를 마친 후 20여개 전도팀이 농어촌으로 흩어졌다. 나는 이화여대 다락방전도협회 총무인 서용원 목사님을 모시고 충남 온양으로 향했다. 새벽에는 새벽기도회, 오전에는 어린이성경학교, 점심에는 축호전도를 실시했다. 오후에는 중·고등부 성경학교, 저녁에는 마을전도집회를 열었다. 밤에는 청년집회를 개최했다.

이때 처음 농촌전도를 하면서 중요한 것 하나를 깨달았다. “용희야, 연극 준비가 부족하니 설교시간에 나가서 연극 준비 좀 하고 와라.” 선배의 조언대로 설교 중에 연극 준비를 했다. 공연은 성공적으로 마쳤다. 주민들과 아이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 달리 전도팀장인 선배는 우거지상을 하고 있었다. 부팀장을 맡았던 누나는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그날 밤 선배가 설명해줬다. “하나님의 말씀도 듣지 않고 연극을 준비해? 도대체 너희들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알고 보니 서 목사님의 불호령이 떨어졌던 거다. 비로소 깨달았다. ‘연극을 못 하더라도 설교시간은 절대 빠지면 안 되는구나.’

훗날 전도팀장을 맡게 된 나는 분명한 원칙을 밝혔다. “연극을 망쳐도 좋으니 설교시간에는 하나님 말씀에 집중하세요.” 교회 청년들을 데리고 단기선교를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선교대원들이 인형극 등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예배 시간에 빠지겠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 이것은 나와 전도팀 모두의 영혼을 지키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공연만 잘하고 전도팀들이 예배에서 은혜를 받지 못한다면 우리들의 영혼은 누가 책임지겠습니까?”

온양지역 전도를 마치고 곧바로 2차 농촌전도에 투입됐다. 큰형이 선교를 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강원도 영월군 삼옥리였다. 큰형이 떠난 지 5년 만에 그 땅을 밟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곳엔 큰형을 기념하는 삼옥감리교회가 세워져 있었다.

전도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농촌전도에 몰입했던 한 달간은 정말 주님의 은혜로 정신없이 살았구나. 그런데 앞으로는 어떻게 살지? 예전처럼 술도 마시고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 산돌을 그만둬야 하나, 아니면 전도를 갔다 온 사람답게 술을 끊고 계속 전도에 힘써야 하나.’

서울에 돌아와서도 갈등은 계속됐다. 그러던 중 8월 말 ‘농촌 초신자 수련회’가 열렸다. 이화여대 다락방전도협회에선 농촌전도 후 예수를 믿기로 결심한 초신자들과 농촌교회 지도자들을 초청해서 신앙수련회를 가졌다. 농촌교회 일꾼을 세우기 위한 신앙훈련 코스였다.

마지막 날 부흥회 강사로 오신 이동원 지구촌교회 목사님이 메시지를 전했다. “누가 여러분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십니까? 누가 여러분을 가장 사랑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누가 여러분의 인생을 최선으로 인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질문 앞에 내 대답은 모두 ‘나’였다.

그런데 강사님의 말씀은 달랐다. “여러분을 가장 잘 아는 분은 여러분을 지으신 하나님이십니다. 여러분을 여러분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여러분의 인생을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실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여러분들 가운데 앞으로 예수님의 제자로 살기 원하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십시오.”

부인할 수 없는 진실 앞에 직면한 나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인생은 원래 나의 것이 아니고 애초부터 주님의 것이었어.’ 내 인생이 내 것인 줄 착각하고 교만하게 살았던 과거의 죄악을 회개했다. 자리에서 일어선 나는 같은 기도를 계속했다. “주님, 헌신은 제가 했지만 이루실 분은 주님이신 줄로 믿습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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