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명품마을을 가다] (20) 전남 순천 쌍지뜰 기사의 사진
전남 순천시 상사면 쌍지마을에 있는 상사초등학교 쌍지분교 전경. 2010년 폐교된 이 분교는 현재 친환경 쌀과 현미로 무설탕의 쌀과자를 만드는 마을 기업 '쌍지뜰'로 변신해 있다. 이곳에서는 쌀과자, 찰보리빵, 한과 등 친환경 먹거리들이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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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로 국가정원 1호 지정을 앞둔 전남 순천만정원에서 청암대를 지나 낙안읍성 방면의 지방도를 따라 차량으로 15분쯤 달리면 상사면 쌍지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 어귀를 100m쯤 돌아 내려가면 실개천을 품고 있는 작고 예쁜 상사초등학교 쌍지분교가 얼굴을 내민다.

2010년 3월 폐교된 이 분교는 현재 지역에서 재배·생산되는 친환경 쌀과 현미로 무설탕의 쌀과자를 만들어 미국까지 수출하는 착한 마을기업으로 변신해 있다. 이곳에서는 쌀과자를 비롯해 찰보리빵, 전통한과, 무 장아찌 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재료로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또 가족들과 동호회원, 어린이들이 찾아와 농산물 수확과 요리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자연체험장도 갖춰져 있다. 농업회사법인 ‘쌍지뜰’이다.

‘쌍지뜰’은 2012년 10월 문을 열었다. 쌍지뜰 김해옥(54·여) 대표는 같은 해 8월 8415㎡규모의 학교 부지를 전남도교육청에서 임대받아 체험장과 쌀과자·찰보리빵 공장을 만들었다. 교실 6칸을 갖춘 2층 규모의 본관동은 쌀과자와 찰보리빵의 제조공장과 제품보관창고, 사무실로 재탄생했다. 연면적 240㎡규모의 다용도관은 대규모 요리체험실습장과 아이들의 체험교육장소로 변신했다.

당시 폐교를 임대한 김 대표는 먼저 농산물 체험장을 만들기 위해 3000㎡규모의 자투리땅을 매일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손수 일궈 개간했다. 그리고 이곳에 고구마와 돼지감자, 땅콩, 고추 등의 작물을 심었다. 아이들의 농산물 수확체험장을 만든 것이다. 교실은 쌀과자와 찰보리빵 제조기계를 설치해 생산공장으로 바꿨다.

농협중앙회 서울 지점에서 근무하던 김 대표는 2000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남편이 지방으로 발령나자 회사를 그만두고 순천으로 내려왔다. 이후 2002년 중년의 나이에 순천대 조리학과에 입학해 8년 동안 학·석사과정을 이수했다. 이때 요리관련 자격증을 7개나 취득하고 순천시 요리강사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김 대표의 가슴 한쪽에는 항상 허전함이 남아있었다. 가족이 함께 요리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과 가족들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착한 간식거리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무설탕의 착한 쌀과자와 추억의 찰보리빵에 대한 제조·판매에 대한 밑그림도 이미 그려놓았다.

10여년을 넘게 음식에 대한 공부와 강의를 해온 터라 자신감도 있었다. 적절한 장소를 물색하던 김 대표는 우연히 폐교된 쌍지분교를 발견하고 이곳에 둥지를 틀게 됐다. 이때부터 귀농도 자연스레 시작됐다.

2012년 10월 쌍지뜰을 개인사업자로 출범시킨 김 대표는 무 장아찌를 만들기 위해 쌍지마을 어르신들이 수확한 무를 전부 수매했다. 지역 어르신들이 정성껏 기르고 재배한 친환경 무를 수매함으로써 어르신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자 했다. 주민들이 재배한 들깨와 깨, 도라지 등도 모두 수매를 해 유통의 중간마진과 판로 걱정을 덜어줬다. 또 농한기에는 어르신들에게 쌍지뜰의 식품제조 공정에 참여하게 하고, 쌀과자와 찰보리빵, 전통한과 등을 단순 포장하는 일거리 등도 꾸준히 제공했다.

특히 마을 주민들이 쌍지뜰에서 함께 일을 하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돈도 버는 ‘돈버는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나이든 어르신들이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조용한 시골동네가 마을기업으로 인해 웃음꽃이 피어났다.

쌍지뜰은 해마다 번창해갔다. 우리밀 케이크와 쿠키만들기 등 가족요리체험부터 농산물 수확체험을 위해 해마다 1000여명 이상이 이곳을 찾고 있다. 쌀과자와 찰보리빵, 무 짱아치의 판매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사업이 번창 할수록 마음 한 구석에는 미안함이 쌓였다”며 “마을 어르신들의 터전인 쌍지분교에 들어와 혼자만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죄송함이었다”고 회고했다.

결국 김 대표는 지난해 말 66농가의 마을 어르신들에게 ‘쌍지뜰’ 사업설명회를 갖고 자신의 지분을 거의 내놓으며 법인 전환을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쌍지뜰’은 2015년 3월 마을의 어르신 21농가가 자본금 3000만원을 공동 출자해 농업법인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2억원 넘게 투자된 김 대표의 지분은 감자해 3000만원으로 맞췄다. 투자금 1억7000여만원과 쌀과자와 찰보리빵 생산공장, 농산물 체험장을 마을 어르신에게 순수한 정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마을기업 쌍지뜰의 쌀과자와 찰보리빵, 전통한과, 무 짱아치 등은 순천만정원 홍보관과 갈대밭 쉼터, 농특산품관에서 지역의 대표적 간식 먹거리로 판매되고 있다. 또 순천조례호수공원의 로컬푸드 특선매장에서도 소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조만간 순천아랫시장에는 쌍지뜰의 단독 제품판매장도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쌍지뜰의 ‘착한농부 쌀과자’는 순천농협과 최근 협약을 체결하고 납품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3월부터는 쌀과자 2400개(70g)가 미국 첫 수출 길에 올랐다. 최근에는 쌀과자 1만2000개(70g)가 배에 선적돼 미국 LA지역으로 두 번째 수출에 나섰다. 불과 6개월만에 쌀과자의 수출물량이 5배나 증가했다.

순천=글·사진 김영균 기자 ykk2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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