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 세대교체] 모바일 ‘젊은 CEO’ 바람 기사의 사진
‘모바일 시장에 대한 통찰력과 안목을 가지고 있는 젊은 감각의 소유자.’

다음카카오는 지난 10일 임지훈 대표이사 내정자를 발표하면서 선임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임 내정자의 나이가 35세라는 점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일반 기업이라면 대리나 과장 정도의 직급인 나이인데 국내 대표적인 IT 업체를 이끌 수장이 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무모한 도전’이 아니냐는 시선도 보낸다. 큰 조직을 이끌기에 경력이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임 내정자가 최근 3년간 케이큐브벤처스를 이끌면서 여러 건의 굵직한 투자를 성공시킨 경력은 있지만 2200여명에 달하는 다음카카오를 통솔하기엔 검증이 안 됐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다음카카오는 임 내정자가 미래 성장 가치를 발굴하는 안목에 집중했다. 과거의 경험보다는 미래의 비전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는 시대에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IT 업계엔 유독 30대 CEO가 많이 포진돼 있다. 젊은 감각이 필요한 게임 업체가 대표적이다. 넥슨코리아 박지원(38) 대표는 지난해부터 넥슨코리아를 이끌면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의 메일을 받으면 바로 답장을 하는 열린 소통을 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2003년 넥슨에 입사한 뒤 회사 내에서 차곡차곡 승진을 하며 대표자리까지 올랐다. 박 대표 선임 배경은 PC 게임 중심인 사업 구조를 모바일로 개편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인터넷 환경이 모바일로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게임 업체 NHN엔터테인먼트 정우진(40) 대표도 지난해 2월 대표에 취임하며 30대 CEO로 이름을 올렸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주력 사업이었던 웹보드 게임이 부진에 빠지면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정 대표는 모바일 게임과 핀테크 산업을 신 성장동력으로 선언하고 회사 체질 개선에 매진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를 출시한 데 이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도 검토 중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유통업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계에도 30대 CEO가 포진하고 있다.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사는 지난해 나란히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올 상반기 대형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적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젊은 CEO들이 보여준 회사의 미래가 밝을 것으로 본다는 증거다. 모바일 쇼핑 수요가 급증하면서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김범석(37) 대표가 이끄는 쿠팡은 지난 6월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미국 투자전문회사 세콰이어캐피털과 블랙록 등으로부터 4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신현성(30) 대표의 티몬은 올해 4월 미국 사모펀드 폴버그레비스로버츠 컨소시엄으로부터 7500만 달러 투자를 받았다. 박은상(34) 대표가 이끄는 위메프는 NXC에서 1000억원을 투자받았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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