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염성덕] 기독교계의 통일과제 기사의 사진
한국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올해 통일 문제에 관해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올해가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인 해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교회가 지난 9일 서울광장에서 성도들이 운집한 가운데 개최한 ‘광복 70년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는 평화통일을 향한 기독교계의 염원과 열망을 유감없이 보여준 행사였다. 같은 취지의 기도회가 국내와 해외 도시들에서 일제히 열렸고, 행사 이후에도 수많은 국내외 성도들이 평화통일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교회연합기관과 주요 교단은 광복 70주년의 의미와 과제 등을 담은 성명서,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이 발표한 광복 70주년 메시지는 보수·진보 성향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한 내용이었다. 이스라엘 민족이 70년 만에 바벨론 포로에서 벗어난 것처럼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남한과 북한도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분단과 대치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간구한 것이다.

특히 이들은 기도를 강조했다. 성도들이 무릎 꿇고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기도의 생활화는 성도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합심기도에 귀 기울이신다. “너희 중의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을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태복음 18:19∼20)

하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에 순종하는 성도라면, 성도의 집합체인 한국교회라면 기도와 함께 간구한 것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고착화된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통일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광복 70년과 분단 70년이 맞물려 있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모순과 갈등, 통한과 질곡 상태인 분단을 극복하지 못하면 광복은 미완의 해방일 뿐이다. 한국교회는 기독교계의 독립운동 성과와 평화통일의 중요성을 다음세대에 적극 알려야 한다. 그래야 다음세대가 기독교의 실체를 바로 알고,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을 정신·물질·신앙적 측면에서 지원하고, 이들이 통일 이후 북한에서 선교활동을 펼 수 있도록 양육해야 한다.

대북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도록 한국교회가 남북 당국을 상대로 설득작업도 벌여야 한다. 대북 지원 물자가 북한 주민에게 제대로 배분되는지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을 전제로 인도적 지원은 지속돼야 한다.

교회 예산의 일부를 통일기금으로 적립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평화통일 이후 북한에 복음을 전파하고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회 학교 병원 등을 재건해야 할 것이다. 이런 복구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려면 필요한 자금을 적립하는 일을 늦출 수 없다. 교단과 단체가 개별적으로 통일기금을 모으는 것보다는 모금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

소속 교단이 다른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복음을 전할 때부터 연합한 사례를 벤치마킹해 평화통일 이후 북한 지역에 대한 사역을 어떻게 전개할지 범기독교계 차원에서 치밀히 준비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갈라지고 불협화음을 낸다면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통일 이후 사역에 이르기까지 소기의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주요 교단 총회장과 교회연합기관의 대표회장을 역임한 한 원로목사가 사석에서 한 발언이 뇌리에 생생하다. “통일을 앞두고 한국교회는 반드시 연합해야 한다. 지금처럼 분열되고 자기만의 목소리를 낸다면 한국교회가 통일에 디딤돌은커녕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교회·교단·단체별로 제각각 대북 사업을 벌이면 통일 후 평양에 장대현교회라는 이름의 교회 건물이 우후죽순으로 생길지 모른다.”

염성덕 종교국 부국장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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