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이정숙 신임 총장 “개교 후 첫 여성 총장 좋은 촉매 역할 할 터”

“부담 크지만 ‘두려워 말라’ 말씀 의지… 전 과정 영어 수업으로 글로벌 지향”

[인터뷰]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이정숙 신임 총장 “개교 후 첫 여성 총장 좋은 촉매 역할 할 터” 기사의 사진
이정숙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신임 총장은 지난 2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말씀 앞에 바로 서고 바로 사는 목회자를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강민석 선임기자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횃불트리니티) 이정숙(56·역사신학) 교수가 지난 27일 제5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학교 설립 이후 첫 여성 총장이다. 이 총장은 취임에 앞서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바우뫼로길 횃불트리니티 연구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과 아시아에 맞는 신학교육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며 가르치는 목회자와 사역자 양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횃불트리니티는 1997년 전 과정을 영어로 교육하는 국내 유일의 신학대학원으로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12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2005년부터는 한국어과정도 신설해 다양한 분야에서 크리스천 지도자를 길러내고 있다. 이 총장은 이화여대(사회학)와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M.Div.), 미국 드루대와 프린스턴신학대학원(Ph.D.)에서 공부했다. 한국교회사학회 첫 여성학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아시아신학연맹(ATA) 이사, 세계칼빈주의학회 아시아 대표 중앙위원, 국제복음주의신학교육협의회 박사과정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자신이 받은 이메일에는 항상 답신하는 자상한 교수로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소통을 중시하고 있다. 임기는 4년이다.



-국내 신학교에서는 드물게 여성 총장이다. 총장에 취임한 소감을 말해 달라.

“총장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2005년부터 교학처장, 학사부총장 등을 겸하면서 신학교육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체감했다. 그래서 더 부담이 컸다. 감사하게도 구약성경 여호수아서를 묵상하면서 왜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셨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여호수아가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했던 것처럼 저 역시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약속을 붙잡고 나갈 것이다. 행정 분야 일을 하면서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신학교들과 협력관계를 맺게 됐다. 그런 과정 속에서 지혜도 얻었다. 총장직은 이런 경험들을 활용하라는 부르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여성 총장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 좋은 촉매 역할을 하고 싶다.”

-횃불트리니티는 국제화와 세계선교를 목표로 전 과정을 영어로 강의해왔다. 2005년부터는 한국어과정도 신설해 목회자를 양성하고 있다. 현재 학교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세계 기독교의 중심이 서구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이른바 ‘글로벌사우스(남반구)’로 이동하면서 아시아의 신학교육 수요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비서구 국가들의 신학이나 교육은 여전히 서구의 학문 전통이나 방법론에 머물러 있는 게 사실이다. 한국과 아시아 상황에 맞는 커리큘럼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고 본다. 한국교회에 좀더 토착화된 신학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어과정을 신설하게 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시도였다. 당시 고(故) 하용조 총장은 한국교회를 위해 목회와 설교 등 실천신학을 강화했다. 횃불트리니티는 국제적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글로벌’ 기독교를 지향하면서도 동시에 한국교회를 섬기는 ‘로컬’ 신학교로서의 사명을 다할 것이다.”

-‘글로컬’한 신학교를 지향한다는 것인데 그동안 배출한 졸업생들의 활약도 많을 것 같다.

“훌륭한 선교사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슬람권에서 두드러진다. 여기엔 횃불트리니티가 전략적으로 추진한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역파송 사례도 포함된다. 우리 학교는 제3세계 신학생들을 초청해 전액장학금을 주면서 현지 지도자를 양성해왔다. 이를 ‘전략적 선교’라고 부르는데 이렇게 공부를 마친 학생들은 반드시 본국으로 돌아가 2년을 봉사하도록 하고 있다. 자기 민족을 먼저 섬기라는 원칙인 것이다. 또 ‘엔젤 프로젝트(angel project)’를 통해 졸업생들의 사역 현장을 돕고 있다. 네팔 대지진 이후 긴급 엔젤 프로젝트를 투입, 위기상담 사역을 비롯해 어린이 여성 청소년 분야에서 현지 동문을 도울 수 있었다. 사회 전문영역에서 활동하던 크리스천들이 신학 과정을 이수하면서 목회나 해당 영역에서도 활약 중이다. 문봉주 한충희 대사, 이장수 영화감독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 기독교가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교회가 시급히 회복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칼뱅을 전공한 역사학자로서 조언한다면?

“칼뱅은 ‘기독교강요’ 등의 저작으로 신학자로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실 그는 한 명의 목회자였다. 프랑스인 이민자로서 제네바에서 목회하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 가톨릭 절기와 전례에 익숙했던 당시 제네바 교인들을 말씀 앞으로 이끄는 것은 힘든 사역이었다. 칼뱅은 성도들 앞에서 1시간씩 설교를 했으며 신자들이 바르게 살도록 적절한 권징도 실시했다. 목회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사람이자 동시에 그 말씀대로 살아야 할 사람이다. 목회자들부터 말씀 앞에서 바로 서고, 바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회가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낙심할 필요는 없다. 건강하게 목회하는 목사들이 많다.”

- 소통을 잘 한다고 들었다.

“이메일은 꽤 열심히 하는 편이다. 늦더라도 반드시 답하려고 한다. 학교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이메일 답신이 늦은 적이 없었다. 이런 습관이 외국 신학교와의 네트워크 형성에 도움이 된 것 같다. 학생들과도 이메일을 자주 주고받는다. 읽지 않은 메일은 꼭 표시해두는 습관이 있다. 나중에 표시 메일만 확인하고 답신한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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