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승인] 지역경제 ‘관광특수’ 기대… 환경단체 “7대조건은 기만”

국립공원委 설치 승인 안팎… 환경단체, 강력 투쟁 예고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승인] 지역경제 ‘관광특수’ 기대… 환경단체 “7대조건은 기만” 기사의 사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남은 인허가 절차와 공사가 원활히 진행되면 2018년부터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탐방객은 설악산 초입인 ‘오색’에서 대청봉 인근인 ‘끝청’(해발 1480m)까지 3.5㎞ 구간을 케이블카로 이동하게 된다. 끝청은 중청봉 및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봉우리다. 대청봉과는 직선으로 1.4㎞ 떨어져 있다.

오색케이블카의 소요시간은 15분 정도다. 1시간에 최대 825명을 실어 나르도록 설계됐다. 장애인·노약자도 주봉(主峯)인 대청봉 주변까지 쉽게 올라갈 수 있다. 사업을 추진한 강원도와 양양군은 ‘2018 평창올림픽’ 관광 특수를 기대한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일부 야당 의원들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사 과정에서 자연 훼손이 불가피하고 경제성도 부풀려졌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7대 조건은=국립공원위원회는 7가지 조건을 내걸고 사업을 승인했다. 주로 환경단체 등이 제기한 비판을 불식시키려는 조치다. 우선 ‘탐방로 회피 대책’을 마련토록 했다. 케이블카로 끝청까지 간 다음 대청봉을 등반하지 못하도록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다. 이런 등반 루트가 가능할 경우 환경 훼손이 심각해진다. 케이블카가 설치된 덕유산 향적봉 탐방로가 전국에서 ‘사람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데, 대청봉도 비슷한 일을 겪을 수 있어서다.

상부 정류장 주변 식물보호 대책도 비슷한 맥락이다.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서식지 파괴 논란과 관련해선 추가 조사와 멸종위기종 보호 대책을 수립토록 했다. 또 사후관리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하고, 양양군과 공원관리청이 케이블카를 공동 관리하도록 했다. 운영 수익의 15% 혹은 매출액의 5%로 설악산환경보전기금을 조성하도록 요구했다. 일부 개발자에게만 이익이 돌아간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안전대책도 보강토록 했다. 환경단체들은 이 케이블카의 지주(支柱) 사이가 멀고 강풍에 취약해 탈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위원회는 지주 간 거리와 바람 영향을 고려해 설계에 반영하고, 지주마다 풍속계를 설치해 낙뢰와 돌풍에 대비토록 했다.

◇환경단체 “7대 조건은 기만” “총력 투쟁”=환경운동연합은 케이블카로 끝청에 올라 대청봉까지 오르는 탐방객을 막기 어렵다고 본다. 케이블카 건설로 탐방객 집중을 유도하면서 다시 분산하는 대책을 만드는 게 ‘모순’이라는 것이다. 탐방객들은 어떻게든 케이블카를 이용해 대청봉으로 오를 것이라는 얘기다. 상부 정류장 주변 식물보호 대책도 “대책을 세워서 될 일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7대 조건은) 여론 무마용”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후 모니터링 대책을 마련토록 요구한 데 대해 “한번 훼손된 자연은 복원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특히 고산지대 아래인 아고산 지대는 특히 그렇다. 국립공원 경관의 훼손에 대한 대응도 없다”고 꼬집었다. 환경보전기금 조성에 대해서도 ‘기만적’이라고 비판했다.

환경단체들은 종교단체 등과 연대해 무효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설악산을 시작으로 케이블카 건립이 전국 명산에 도미노처럼 나타날 것”이라며 “졸속으로 밀어붙인 환경부 차관부터 사퇴시켜야 한다”면서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삼수 끝에 승인, 강원도 ‘반색’=국립공원위원회는 앞선 두 차례의 문제점을 보완했다고 판단했다. 위원회가 제시한 조건만 충족하면 자연경관 훼손 등을 최소화하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환경부 관계자는 “가장 큰 산을 넘은 것”, 강원도 관계자는 “평창올림픽 전에 완공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2012·2013년 환경파괴를 이유로 ‘퇴짜’를 맞았고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었다. 2012년 오색∼대청봉 구간을, 2013년 오색∼관모능선 구간을 대상으로 케이블카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지만 부결됐다. 1차 때는 케이블카가 들어설 상부 지역이 전형적인 아고산 식생대로 보전 가치가 높고 대청봉 스카이라인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2차 때는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서식지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였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신설 사업은 박근혜 대통령의 추진 지시로 급물살을 탔다.

이도경 박세환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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