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용희 (13) “軍예배당 건축” 40일 작정기도 뒤 헌금 술술

대대장에 건축 허락 받고 모금 활동… 소망교회·영락교회에서 후원 약정

[역경의 열매] 이용희 (13) “軍예배당 건축” 40일 작정기도 뒤 헌금 술술 기사의 사진
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왼쪽 두 번째)가 1983년 4월 김태구 백골부대 제3대대장(오른쪽 두 번째) 생일파티에 참석했다. 하연수 사모(가운데)는 32년이 지난 지금도 이 대표의 사역을 돕고 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1983년 봄이 왔다. 그해 7월로 예정된 제대가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군대 예배당만큼은 반드시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종계통으로 교회 재건축 계획을 보고했다. 민간교회와 성도들의 헌금으로 군대교회를 짓는다는 계획이었다.

“불가.” 결과는 간단했다. 안 된다는 것이었다. 군대 내에서 민간지원으로 특정종교를 확장시키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이유였다. 낙심이 되었고 절망스러웠다. 군종실에 누워서 스스로를 달래기 시작했다. ‘그래, 제대 말년에 교회 짓느라 고생하지 말고 그동안 못했던 공부나 하다 가자.’ 그때 내 마음에는 실오라기 같은 가능성 하나가 스쳐갔다.

당시 김태구 대대장님과 하연수 사모님은 독실한 신앙인이었다. 사모님께서는 주일 저녁예배는 물론이고 수요예배까지 나와서 풍금 반주를 해주셨고 교회를 정성껏 섬겼다. ‘그래, 마지막으로 대대장님께 말씀드려보자. 대대장님께서 허락해 주시면 하나님의 뜻인 줄 알고 아니면 그만두자.’

용기를 내서 대대장님을 찾아갔다. “백골! 병장 이용희! 대대장님께서도 느끼셨겠지만 군대교회 예배당을 꼭 건축해야 할 상황입니다. 제가 말년 휴가 때 나가서 모금을 해오겠습니다. 예배당 건축을 허락해 주십시오. 지휘계통만 문제없게 책임져 주시면 모든 건축은 제가 맡겠습니다.”

대대장님이 나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래? 그건 내가 책임지지. 자네가 힘껏 해보게.” 그렇게 단번에 교회건축 허락을 받았다. 군종계통으로 허락이 나지 않았던 일이 대대장님께서 책임지시겠다면서 한번에 풀렸다. 하나님의 역사였다. 추운 겨울 냉동실 같은 예배당에서 주일예배를 드릴 때마다 안타깝고 원통한 마음으로 군종들이 모여 간절히 부르짖었던 기도의 응답이었다.

교회건축 허락을 받은 기쁨도 잠시, 평생 한번도 해본적 없는 모금운동과 교회건축 총감독을 맡아야 했다. 수천만원의 건축비는 사병 입장에서 꿈꿀 수도 없는 큰돈이었다. 먼저 건축 견적을 내기 위해 기독교인 공병대 소령님을 찾아갔다. 우리 사정을 말씀드리고 교회건축 설계를 부탁했다. 그리고 중대군종과 소대군종 등 총 21명을 소집해 교회건축을 위해서 주일 하루 금식기도를 시작했다.

이 사실이 당직 장교에게 알려졌다. 불호령이 떨어졌다. “대대군종, 너 이 자식 미쳤어? 정신 차려! 최전방 군인들을 금식시킨다는 게 말이 되냐? 사병들에게 밥을 먹여야 힘을 내서 나라를 지킬 것 아냐!” 욕설이 쏟아졌다.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금식기도 없이 이렇게 중요한 일을 감당할 수는 없었다.

모금을 위한 말년 휴가를 앞두고 날마다 저녁시간에 군인교회 예배당에서 방석을 깔고 주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매일 1시간 이상씩 40일 작정기도를 드렸다. 그해 6월 2주간의 말년 휴가는 빠르게 지나갔다. 여러 교회를 찾아가 전방부대의 상황을 말씀드렸다. 교회건축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감사하게도 가까운 친지와 몇몇 교회에서 구체적인 도움을 주셨다.

서울 소망교회를 찾아갔다. 곽선희 목사님을 뵙고 대대교회 건축 설계도를 보여드렸다. “기특하네. 이 병장.” 곽 목사님은 그 자리에서 금일봉을 건축헌금으로 주셨다. 그 다음으로 군선교가 활발한 영락교회를 찾아갔다. 여선교회 회장님을 만나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다. “최근 군선교의 문이 닫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대장님께서 책임지고 교회건축을 허락하셨다니 정말 놀랍군요. 건축에 필요한 모든 재정을 우리가 맡겠습니다!” 여선교회 회장님은 그 자리에서 흔쾌히 승낙을 하셨다. ‘한국교회에 이렇게 멋진 신앙의 여장부가 있다니.’ 감격스러웠다. 감사와 찬송이 저절로 나왔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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