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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구글稅’ 전세계 공론화… 한국, 속으로만 ‘부글’

英, 최초로 과세 법안 입법 OECD도 본격 논의 착수 韓, 부가가치세만 부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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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전 세계가 구글 등 다국적 정보기술(IT) 기업에 과세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영국은 최초로 다국적 IT 기업 과세 법안을 만들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다국적 IT 기업에 대한 과세 논의에서 걸음마 단계다. 부가가치세는 지난 7월부터 물리기로 했지만 법인세 과세는 여전히 공론화되고 있지 못하다.

◇전 세계는 ‘구글세’ 과세에 골머리=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지난해 12월 “다수의 IT 업체를 포함한 다국적 기업이 복잡한 구조를 이용해 영국에서 정당한 법인세를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본 장관이 다국적 IT 기업 공격에 나선 것은 이들의 조세회피가 영국 정부의 오랜 고민이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 구글은 영국 내 수익 대부분을 아일랜드처럼 세율이 낮은 국가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피해 왔다. 물리적 사업장이 필요 없는 IT 기업 특성 때문에 가능한 ‘꼼수’였다. 구글은 2011년 영국 내에서만 32억 파운드의 매출을 올렸는데도 법인세로 600만 파운드(0.19%)만 냈다.

그러자 영국은 올 4월부터 이른바 ‘구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정식 명칭은 ‘수익우회세’다. 영국 내 연매출이 1000만 파운드 이상 기업일 경우 수익의 해외 이전 금액에 대해 현행 영국 법인세율 20%보다 높은 25%의 법인세를 물리는 내용이다.

구글세는 영국을 넘어 전 세계의 고민거리다. 결국 OECD 차원에서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한 BEPS(세원 잠식과 이익 이전)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OECD는 올해 말까지 큰 방향을 정하는 수준의 잠정 결과물을 내기로 했다.

◇한국은 ‘구글세’ 공론화도 안 된 상황=한국의 구글세 논의는 이제 걸음마를 뗐다. 정부는 지난해 세법 개정을 통해 올 7월부터 해외 오픈마켓을 통한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수익금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국내 업체가 앱을 판매할 경우 부가세가 부과됐지만 구글, 애플이 판매할 경우에는 부과되지 않았다.

그러나 다국적 IT 기업의 법인세 회피에 대해선 여전히 공론화가 안 되고 있다. 정부도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국은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인 유럽과 상황이 달라 다국적 IT 기업의 조세회피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아직 조세회피 규모 등은 정확히 파악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의 시각은 다르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학과 교수는 “IT 기업이 서버를 해외에 두고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경우 과세할 방법이 없어 조세회피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글은 키워드 광고로 큰 수익을 내는데, 이 수익은 구글코리아가 아닌 구글아일랜드로 가게 된다. 구글이 한국에 내는 세금은 전혀 없다. 또 구글 등 다국적 IT 기업들이 국내에 설립한 자회사가 보통 공시나 외부감사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매출액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과세가 힘든 상황이다.

정부는 연말 OECD의 BEPS 프로젝트 잠정 결과물이 나오면 구글세 검토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금부터라도 한국에서 다국적 IT 기업의 조세회피가 어떻게,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키워드] 구글세 (Google's Tax)

구글 등 다국적 디지털 기업을 대상으로 부과되는 각종 세금. 저작권 관점의 구글세(뉴스 등 콘텐츠 저작권료나 사용료), 소비세 관점의 구글세(앱 마켓 콘텐츠 판매에 부과하는 부가가치세), 조세회피 관점의 구글세(소득을 세율이 낮은 나라로 이전하면서 회피되는 법인세)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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