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이지현] 마음 감옥에서 벗어나기 기사의 사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준 상처가 마음의 벽을 쌓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마음의 감옥을 만든 것은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끝없는 의심이다. 자기 회의는 우리에게서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용기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기쁨을 빼앗고 오직 안전하고 익숙한 것에만 매달리게 만든다.”(베르벨 바르데츠키의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2’ 중에서)

우리는 ‘마음 감옥’을 하나씩 가지고 있습니다.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 문을 열려고 할 때면 두려움이란 간수는 “너는 아직 부족해” “아직은 아니야”라고 말합니다. 이때 우리는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며 상처받지 않기 위해 벽을 쌓고 관계를 ‘단절’합니다. 단절의 이유는 사실 ‘두려움’에서 비롯됩니다. 두려움이란 ‘내가 갖고 있는 무언가를 남이 알게 되거나 밝혀지면, 내가 가치 없어지거나 사랑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여기는 감정’입니다.

미국 휴스턴대학의 브레너 브라운 박사는 12년 동안 수천명을 인터뷰하면서 ‘마음 감옥’의 정체가 바로 ‘수치심(shame)’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융 심리학자들은 이 수치심을 일컬어 ‘영혼의 진창’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면 뚱뚱해지면, 못생겨지면, 돈이 없어지면, 지위를 잃으면, 똑똑하지 못하면, 리더십이 없으면 공동체에서 버려질까봐 애써 괜찮은 척합니다. 그리고 그런 서로를 보면서 ‘내가 저 사람보다 더 부족하다’는 생각에 또 자신을 닦달합니다. 이런 감정이 쌓이고 쌓여서 안으로 침잠하면 우울로 나타나고, 곪아서 밖으로 폭발하면 분노, 비난, 책임전가, 폭력 등으로 드러납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단 지금 자신의 상태를 ‘충분하다’고 느끼거나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만 있을 뿐입니다. 브라운 박사에 의하면 스스로 가치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온 맘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이며 그들의 공통점은 ‘용기’라고 합니다. 용기란 내가 누구인지 진심을 다해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나의 단점을 솔직히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이며, 불완전한 자신을 허용할 용기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란 의식을 버리고 솔직하고 진정한 자아를 드러내는 것이지요.

도전, 열정, 패기 대신 ‘포기’를 선택하는 요즘 청년들을 ‘달관세대’라고 부른다지요. 발버둥치며 기를 쓰고 해 봤자 안 되니 초탈하며 산다는 달관세대란 말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란 말보다 더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달관은 포기의 또 다른 이름으로 느껴지니까요. 어쩌면 그들 나름대로 불행해지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길을 찾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용기입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도 함부로 하지 못합니다. 내가 충분하다고 믿는 순간 우린 비로소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포용하면, 나를 연약하게 만드는 바로 그것이 나를 아름답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두려움과 공포가 닥치는 순간에조차 기쁨과 감사의 연습이 필요합니다. 걱정하는 대신 감사를 되새기는 일 말입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립보서 4:6∼7).”

아무런 보장을 받을 수 없어도 온 맘 다해 가족과 친구, 직장동료, 이웃을 사랑하십시오. 삼포세대, 오포세대, N포세대, 달관세대 등으로 자신을 규정지은 틀을 부수고, 마음 감옥의 문을 열고 나가십시오. 인생사는 앞서면 이길 것이고 뒤지면 질 것입니다. 그러나 실패하고 패배했다 해도 실망할 필요 없습니다. 당신은 더욱 담대하고 위대해질 것입니다.

이지현 종교기획부장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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