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19) ‘이적’과 소극장공연 기사의 사진
이적의 소극장 공연 장면
재미없는 공연이 대중의 사랑을 받을 리 없다. 불황의 공연업계에 이적 소극장 공연의 개가는 의외의 결과가 아니다. 1993년 ‘패닉’으로 데뷔한 이적은 대표적인 자작 가수다. 이적은 2004년 ‘적군의 방’이라는 소극장 공연을 통해 10여년 동안 자신의 영역을 오롯이 새기기 시작했다. 우리 가요사에서 소극장 공연을 브랜드화한 뮤지션은 고(故) 김광석과 이적이다. 현존하는 뮤지션으로는 이적이 유일하다.

이적 소극장 공연 ‘무대’가 전국 8개 도시를 향해 순항 중이다. 매 도시가 매진인 데다 암표도 나온다고 하니 그 열매의 뿌리가 얼마나 견고한지 가늠된다. 소극장 공연 ‘무대’는 지난 3월 대학로 학전 소극장에서 시작됐다. 이적은 한 달 동안 학전 소극장을 출퇴근하듯 20회 공연을 펼쳤다. 그 온기는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이적의 ‘무대’는 그야말로 노래의 맨살이 서로에게 닿는 공연이었다. 1991년 김광석이 같은 자리에서 펼친 공연이 떠오른다. 그 자리에 음악을 좋아하던 학생 이적이 객석에 앉아 있었다. 이적은 이제 그 무대에 올라 또 다른 세대의 관객을 맞아 가슴을 울리고 있다. 드라마 같은 일이다. 무대 위에 홀로 오른 이적은 기타와 피아노를 오가며 관객과 농밀하게 교감하고 있다. 이번 이적의 소극장 공연 ‘무대’는 전국의 팬 1만4000여명이 관람한다.

소극장 공연에 가수들이 함부로 뛰어들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가까워 몰입이 수월할 수 있으나 가수들의 무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숨소리까지 들리는 만큼 무대의 운용이 세밀해야 한다.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누구나 관객을 유린할 수 없기에 아무나 할 수 있는 공연이 아니다. 도전을 쉽게 허용하지만, 그것이 결실을 보기란 결코 녹록지 않다. 어떠한 말로도 수식할 수 없는 120분간의 몰입, 악보로 표현할 수 없는 음악작가 이적의 소극장 무대가 빛나는 이유다.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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