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잊혀져가던 일제 강제징용 ‘우토로 마을’ 한인들… 무한도전, 찾아가 ‘눈물의 위로’ 기사의 사진
5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 유재석과 하하(위쪽 사진 왼쪽부터)가 일본 우토로 마을에서 만난 강경남 할머니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다.방송화면 캡처
일본 우토로 마을을 아시나요? 지난 5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하 무도)’에서 다뤄지기 전까지는 분명 낯설었던 이 마을이 인터넷에서 가장 주목받는 검색어가 됐습니다.

우토로는 일제 강점기였던 1941년 교토 군 비행장 건설 노역에 강제 동원된 한국인 1300여명이 정착한 작은 마을입니다. 해방 이후에도 이들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이국땅에 남겨졌죠. 그렇게 70여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세월은 우토로 주민들에게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속적으로 우토로 마을 주민들의 강제 퇴거를 요구했습니다. 주민들은 결국 고국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습니다. 다행히 2005년 한국에서 모금운동이 진행됐습니다. 우리 정부도 지원금 30억원을 보탰다고 하네요. 이 돈으로 마을 토지 3분의 1을 살 수 있었습니다.

마을에는 현재 150여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 중 한국에서 태어난 1세대 주민은 단 한 분입니다. 강경남(91) 할머니입니다. 83년 전 여덟 살 때 고국을 떠나 우토로 마을에 터를 잡으셨죠. 무도가 만난 바로 그분입니다.

무도는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할머니의 고향인 경남 사천의 풍경을 사진과 영상으로 찍어 보여드렸죠. 제작진의 세심함이 돋보였습니다. 고향 땅에서 핀 꽃 한 송이까지 앨범에 넣었습니다. 할머니는 “이렇게 보여줘서 고맙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습니다.

아흔을 넘은 할머니는 이제 고향에 가볼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 거동이 불편해 몇 걸음 걷기도 힘겹습니다. 고향 소식이 그래서 더 반가웠겠죠.

할머니와 헤어지면서 MC 유재석과 하하는 울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할머니도 이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셨죠. 유재석은 흐느끼며 이 말을 내뱉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너무 늦게 왔습니다. 너무 늦었습니다.”

방송 이후 인터넷에는 큰 반향이 일었습니다. “이제라도 알려줘서 고맙다” “관심이 없었는데, 죄송하다” “무도가 정부보다 낫다”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우토로 마을에 대해 제대로 알자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우토로의 역사를 쉽게 설명한 글도 잇따라 올랐습니다.

우토로 마을 문제를 환기하는 목소리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그러나 큰 효과가 없었죠. 공들여 기획한 예능프로그램 한 편의 힘은 이렇게 강했습니다.

이제 무도를 즐기는 젊은이 중 우토로 마을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겠죠?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아픈 역사를 들춰낸 국민 예능에 박수를 보냅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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