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 경쟁력이다-인터뷰] “아이가 어머니 나라 알면 긍지 갖게 되죠” 기사의 사진
“그동안 다문화 아이들을 한국인으로 만드는 데 급급했어요. 이제는 어머니 나라에 대한 긍지를 심어주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양민정(사진) 한국외대 다문화교육원장은 지난 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문화 가정에서 어머니 역할을 강조했다. 다문화 아이들이 ‘우리 엄마는 못사는 나라에서 팔려온 사람’이라고 인식하면서 문제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는 2010년부터 결혼 이주여성과 다문화 가정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외대의 외국어 교육 인프라를 다문화 교육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런 작업 중 하나로 LG그룹과 공동으로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언어 인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양 원장은 어머니 나라에 대한 긍지가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학습 의욕까지 고취시킨다고 본다. 그는 “(동남아 출신 어머니를 둔 다문화 아이들은) 어머니를 부끄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어머니와 손잡고 가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면 손을 놓고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한다”면서 “할머니들이 ‘그 집 며느리는 얼마 주고 데려왔어’라고 말하는 걸 듣고 자라는 경우도 많다. 이러면 어머니를 무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기 쉽다”고 말했다.

어머니를 경멸하는 아이가 올바르고 행복하게 자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문화 이해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양 원장은 “동남아에서는 신랑 측이 신부 측에 지참금을 주는 게 자연스러운 관례다. 신랑이 돈이 없으면 장가를 못 간다”며 “아이가 전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자긍심을 가지려면 일단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는 “한 베트남 어머니가 아이에게 베트남 역사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내내 시큰둥했는데, 베트남이 미국을 이긴 적이 있다는 대목에 아이가 매료됐다. 이후 아이가 어머니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밖에서도 ‘우리 엄마 나라는 미국도 이긴 나라’라며 자랑하고 다녔다”면서 “아이들은 이런 사소한 것 하나에도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또 “지금도 시댁 식구들이 어머니 나라의 말을 배우지 못하게 막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미취학 아동일 때부터 이중 언어를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하는데 인식이 걸림돌”이라고 했다. 이어 “어머니 나라를 알게 되면 어머니에 대한 태도가 바뀌고 가정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다문화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심각한 정체성 혼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어머니 나라를 알게 하는 게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글=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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