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자민당 총재 ‘무투표’ 연임한 아베… 장기 집권 발판 마련 ‘軍國 개헌’ 폭주 예고 기사의 사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운데)가 8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출정식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주먹을 쥐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단독 입후보해 무투표로 자민당 총재 연임에 성공했다. 아베 총리는 이변이 없는 한 2018년 9월 말까지 임기가 연장된다. 교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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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8일 임기 3년의 자민당 총재 재선을 확정지은 것은 장기 집권을 위한 중요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12년 12월부터 2년8개월여간 총리직을 수행한 아베 총리는 2018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를 마칠 때까지 3년을 더 하게 될 경우 2001년 4월부터 5년5개월간 집권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를 넘어서게 된다. 1차 집권기(2006년 9월∼2007년 9월) 재임 기간을 포함하면 아베 총리는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2798일)와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2616일)에 이어 전후 세 번째 장수 총리가 된다.

특히 재선 과정에서 경선 없이 ‘무혈’ 승리를 거둘 정도로 아베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탄탄하다는 점은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 가능성을 높게 한다. 그러나 변수는 남아 있다. 위헌 논란이 일고 있는 집단 자위권 법안을 비롯해 원전 재가동 정책,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외교 정책,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문제 등의 현안이 모두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들 현안에 대한 아베 정권의 대응과 지지율 변화가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의 성패를 가르게 된다.

일단 아베 총리는 현재 참의원에 계류 중인 집단 자위권 법안을 다음 주쯤 처리한 뒤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해 자신의 ‘필생의 과업’으로 알려진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장기 집권의 리트머스지가 되는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함으로써 개헌 지지 세력이 개헌안 발의 정족수인 양원 각각 3분의 2 이상 의석을 차지하는 구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앞날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집단 자위권 법안 추진 과정에서 위헌 논란과 더불어 수를 앞세운 일방통행식 정치 행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된 데다 최근 중국 경제 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 등도 아베노믹스를 위협하고 있다. 이날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일본의 올해 2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3%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0.5%)와 지난달 발표된 잠정치(-0.4%)를 웃도는 수치지만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각각 0.3%, 1.1%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3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견제세력 없이 독주하는 아베 총리의 ‘1강 체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5명의 후보가 출마해 이시바 시게루 지방창생담당상과 아베 총리가 결선투표까지 갔던 2012년 9월 총재 선거 때에 비해 이번 선거에서는 아베 총리가 무투표로 당선돼 정권 내부의 ‘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야당에서는 노다 세이코 전 자민당 총무회장이 추천인 20명을 모으지 못해 총재 선거 출마를 접은 데 대해 “파벌 단속을 보면 과거 어두운 파벌 정치로 돌아간 듯한 느낌”, “독재정당”이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소네 야스노리 게이오대 교수(정치학)는 “‘포스트 아베’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은 자민당의 장래에 반드시 플러스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교도통신에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도 ‘자민당이 군국주의 시절 관제기구인 대정익찬회 같다’는 비판이 나오고 민주당, 유신당 등 야당이 반(反)아베 연대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은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에 큰 벽이 될 수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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