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운동장 동물학대에 “처벌을” 서명운동… 네티즌, 주인 찾기·치료 온정도 잇따라 기사의 사진
지난 6일 대구의 한 중학교 운동장에서 유기견이 대학생의 발길질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위). 유기견 주인을 찾는다는 전단(아래). 애니멀옴부즈맨 이광훈씨 제공
[친절한 쿡기자] 대학생의 발길질에 쓰러진 유기견(보더콜리 종)에 시민들의 온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5일 대구의 한 중학교 운동장에서 공이 좋아 마냥 쫓아가던 보더콜리를 한 대학생이 발로 차는 일이 있었는데요. 보더콜리는 토를 하며 쓰러진 채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대학생은 그 자리에 있던 고등학생과 시비가 붙자 멱살을 잡기까지 했죠.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가엾은 보더콜리를 돕자”며 발 벗고 나섰습니다. 8일 동물보호단체인 애니멀옴부즈맨 대구·경북수석 이광훈(52)씨는 보더콜리의 주인을 찾는다는 전단을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전단에는 “피부와 귀 안쪽, 발톱이 관리된 유기견”이라는 설명과 함께 “주인임이 확인되면 인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시민들은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보더콜리를 거두고 싶다”는 메일을 국민일보에 보내왔습니다. 안부를 물어보며 “치료비가 부족하면 치료비라도 보내 돕겠다”는 따뜻한 메일도 있었습니다.

보더콜리는 뇌와 몸에 타박상을 입어 대구의 한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6일부터 사료와 물을 먹기 시작했고 9일에는 기력을 상당히 회복한 상태입니다.

재발을 방지하고 싶어서였을까요? 다음 아고라에는 “유기견 학대자 처벌을 요구한다”는 서명이 올라왔습니다. 서명에 참여한 사람의 수는 1만6500여명을 넘어섰죠. 유기견을 학대해도 주인이 없으면 처벌받기 힘들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네티즌들이 주인이 되겠다고 나선 겁니다.

가해자의 학부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개를 톡톡 차고 고등학생의 멱살을 잡았을 뿐 때리지는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는데요. 대구 수성경찰서는 “가해자가 보더콜리의 머리와 배를 한 차례씩 차고 고등학생의 멱살을 잡고 복부를 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고등학생이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아 폭행 혐의는 합의로 종결됐습니다. 다만 가해자의 동물보호법상 학대 혐의가 남아있어 수성경찰서 경제팀에서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유기견에 대한 학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보더콜리 학대 사건을 최초로 인터넷에 올린 시민은 길에서 맞아 쓰러진 백구의 사진을 함께 올리며 “관심을 다른 유기견들에게도 보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발길질에도 배를 보여주는 유기견이 많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유기견을 향한 학대가 줄어들기를 소망했습니다.

생명을 함부로 학대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보더콜리를 향한 사람들의 온정이 골목 곳곳의 다른 유기견들에게도 이어지길 바랍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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