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용희 (21) ‘탈북민 참상’ 듣고 기도모임서 구출 사역 전개

中 단기선교팀 충격적 보고에 놀라… 비밀리에 구출 사역자들 후원 시작

[역경의 열매] 이용희 (21) ‘탈북민 참상’ 듣고 기도모임서 구출 사역 전개 기사의 사진
탈북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제작된 ‘살려주세요. 반인륜 범죄의 현장, 북한교화소 이야기’에 수록된 삽화. 탈북민들이 철사에 손과 코가 꿰인 채 끌려가고 있다. 북한인권제3의길 제공
“하나님, 북한 동포를 향한 예수님의 마음을 저에게 부어주십시오!”

1996년 7월 29일 월요기도모임이 있었던 그날 밤 나는 이렇게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드렸다. 그때부터 밤이나 낮이나 북한 동포들의 고통이 느껴지기 시작하는데 견딜 수가 없었다.

점심시간 직원식당에서 음식을 앞에 놓고 식사기도를 할 때였다. 북한 동포들이 굶어서 쓰러지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들이 떠올랐다.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옆에서 식사하는 동료들이 민망했는지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북한 동포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듯 아팠다. 자다가도 깨어나 북한 동포 생각에 더 이상 잠을 이루지 못하고 오열하며 주님께 기도했다. 그렇게 여러 날 북한 동포들을 위해 울었다.

어느 날 중국 단기선교를 다녀온 월요기도회 선교팀이 귀국 후 집으로 가지 않고 곧바로 기도모임에 왔다. 그들은 울면서 충격적인 보고를 했다.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인 한 도시에서 북한 보위부원들이 중국 공안으로부터 탈북민들을 넘겨받아 북한으로 끌고 갔다는 것이었다.

“중국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북한 보위부원들이 탈북민들을 사정없이 때리고 손바닥을 합장시킨 뒤 거기에 구멍을 뚫었습니다. 그리고 철사로 굴비 꿰듯이 줄줄이 꿰어 북한으로 끌고 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그 장면을 본 선교팀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들은 북한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 월요기도모임에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단숨에 달려왔다고 했다. 보통 사람들이 상상조차 하기 힘든, 너무나 잔혹한 상황을 듣고 나니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같은 국민으로서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잔인하게 다룰 수 있을까?’ 이날 밤 기도모임 참석자들은 다같이 울면서 주님께 부르짖었다. “주님, 우리 북한 동포들을 제발 살려주십시오. 우리가 탈북민들을 구출하겠습니다. 더 이상 중국 공안에 붙잡혀서 강제 북송당하지 않게 도와주세요.”

그때부터 기도 중심으로 운영되던 월요기도모임은 탈북자 구출운동에 나섰다. 비밀리에 북한 선교사역과 탈북자 구출 사역을 하는 분들을 후원했다. 그리고 탈북민 구출 사역자들을 초청해 그들의 사역 이야기를 듣고 기도제목을 나누며 함께 기도했다. 이렇게 북한 선교 사역과 탈북민 구출 사역을 시작한 지 어느덧 19년이 흘렀다.

탈북민 사역을 진행하면서 막연하게 들었던 북한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 탈북민들이 생생하게 들려주는 북한 이야기는 너무나 충격적이었고 우리의 상상을 초월했다. 고난의 행군 시기에 많은 사람이 굶어 죽으면서 여러 지역에서 인육을 먹는 사건들이 발생했다.

이런 흉흉한 소문도 있었다. “사람이 너무 오래 굶으면 정신착란 증상이 온다. 어떤 부모는 기어 다니는 것이 닭이나 개로 보여 잡아먹었다. 나중에 정신이 들고 보니 자기 자식이었다.” 인육을 먹는 사태가 다수 발생하다 보니 북한 정권에서는 인육사건 처리 규정까지 만들어 각 지역 보위부에 시달할 정도였다. 한 탈북민은 이 문건을 숨긴 채 탈북한 뒤 한국 언론에 제보하기도 했다. 인육사건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었던 탈북민들에게 쉽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96년 9월 북한 동포를 위해 뜨겁게 기도하고 있을 때였다. 이화여대 다락방전도협회 사무총장이었던 전재옥 이화여대 신학대학원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화여대 다락방에서 총무직을 맡아주십시오.” 총무직은 통상 목사님들이 풀타임으로 맡았다. 그런데 다락방전도협회 졸업생 출신으로 평신도인 나에게 총무직을 제의한 것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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