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우리 고유의 먹거리가 아니지만 커피믹스는 우리의 것이다. 커피와 크리머, 설탕이 이상적인 비율로 배합된 커피믹스는 우리나라에서 첫선을 보였다. 1970년 인스턴트커피를 발매하면서 커피 대중화를 이끌었던 동서식품이 1976년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선보였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14일 “커피믹스는 휴대 및 보관이 쉬워 언제 어디서든 물만 있으면 손쉽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제품으로 소비자 편의를 극대화한 우리나라 고유의 커피”라고 소개했다.

1980∼1990년대에는 누구나 손쉽게 ‘다방커피’ 맛을 낼 수 있는 커피믹스 시장이 매년 20%씩 성장했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때 급성장하면서 ‘솔류블 커피’(인스턴트 커피가루 제품) 매출을 눌렀다. 회사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커피를 타주는 여유 인력들이 사무실에서 사라지자 직장인들은 커피를 직접 타서 마시게 됐다. 커피와 설탕, 크리머를 알맞은 비율로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아 커피 맛이 들쭉날쭉해질 수밖에 없었다. 최적의 배합비가 맞춰져 항상 같은 맛을 내는 커피믹스를 찾는 이들이 급격히 많아진 이유다.

커피믹스가 처음 나왔을 때는 넓은 직사각형 모양이었다. 지금의 막대 형태는 1987년 등장했다. 96년에는 설탕의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됐다. 2008년에는 포장을 쉽게 뜯을 수 있도록 이지컷(Easy-cut) 방식이 도입됐다.

커피 믹스의 독주는 2012년 원두 커피믹스가 나타나면서 멈췄다. 그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0.6%)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커피믹스는 국내 커피 시장에서는 여전히 최강자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가 마신 커피믹스는 약 1조400억원 어치(A.C 닐슨 기준)에 이른다. 이는 전체 커피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물량이다.김혜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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