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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 컬러링북 ‘꽃보다 말씀’ 김은기 작가 “하나님 말씀에 색칠하면 우리 몸과 영혼이 치유돼요”

미얀마 단기선교 때 선교용으로 처음 제작… 색칠하며 묵상하다보면 불안·스트레스 완화

바이블 컬러링북 ‘꽃보다 말씀’ 김은기 작가 “하나님 말씀에 색칠하면 우리 몸과 영혼이 치유돼요” 기사의 사진
그림이 눈을 밝히고, 말씀이 귀를 열고, 색(色)이 영혼을 물들인다. 크리스천을 위한 다양한 색칠놀이 ‘바이블 컬러링북’(The Bible Colouring Book)이 나오고 있다. 전도, 묵상, 치유에 좋은 도구가 된다. 김은기(43·사진) 작가의 ‘꽃보다 말씀’(따스한이야기)은 그림과 말씀을 결합한 컬러링북이다. 최근 서울 마포구 백범로 한 카페에서 김 작가를 만나 이 책을 만들게 된 얘기를 들었다.

홍익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동화적인 분위기의 밝은 그림으로 유명하다. 2007년부터 매년 미얀마 단기선교에 참여한 김 작가는 2013년 예수의 생애를 그린 컬러링북을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선교팀으로부터 받았다. “처음엔 불평을 했어요. 할 일도 많은데 그냥 시중에 판매하는 교재를 사가면 될 걸 왜 굳이 나한테 만들어달라고 하나 싶더라고요.”

그는 10쪽 분량으로 예수의 생애를 그렸고, 그림 옆에는 미얀마어로 생애를 간략히 썼다. ‘예수님은 마굿간에서 태어났어요’로 시작했다. 약 1000부를 가지고 선교지로 갔다. 따웅지라는 미얀마 산악지대였다. “한 산골 마을에서 색칠공부 시간을 가졌어요. 다들 처음 만져보는 색연필을 신기해하며 색칠을 했어요. ‘까르르’ 웃으면서 열심히 했어요.”

김 작가는 그제야 ‘책을 만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한 마을에서는 10대 소녀에게 색칠공부를 하기 전 그림을 보여주며 내용을 미얀마어로 읽게 했다. 글을 읽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소녀가 오병이어 장면 등을 읽은 후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리는 장면을 읽는데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했어요. 한참 울었어요.” 그림 속 말씀이 소녀의 마음에 전해졌던 것이다.

“소녀의 눈물이 제 영혼까지 환한 빛으로 물들인 날이었어요.” 김 작가는 눈을 반짝이며 이 일을 전했다. ‘꽃보다 말씀’을 만들게 된 계기이다. 이 책은 그가 그린 서양화 원작의 밑그림에 말씀을 더한 것이다. 김 작가는 “하나님의 창조물이나 말씀을 색칠하면서 묵상하면 우리 몸과 영혼까지 치유되고 회복될 겁니다”라며 밝게 웃었다.

그는 작품 활동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고 격려해왔다. “일찍 결혼했는데 나이 서른에 남편과 헤어졌어요. ‘싱글맘’으로 두 아들을 키웠어요. 힘든 시간 성경을 읽으며 하나님을 만났고,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열심히 그림을 그렸어요. 내가 하나님 만난 것처럼 다른 사람이 하나님을 만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내 삶에 기쁨이 넘쳤어요.”

그의 환한 얼굴도 그림과 말씀이 가진 치유의 힘을 입은 것인 듯 했다. “제 삶이 말씀으로 변화된 것처럼 다른 분들도 그런 변화를 체험했으면 좋겠어요. 주변에 전도하기 힘든 사람들이 있잖아요. 말로는 한계가 있어요. 이 컬러링북을 선물하면 그 분들이 언젠가 말씀과 그림을 색칠해보고 하나님을 받아들일 날이 올 거예요.” 김 작가의 얼굴에는 확신이 느껴졌다.

컬러링북을 이용해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도 있다. 수도권 한 병원 중환자실의 고영실 수간호사는 “올해 여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우리 병원 의료진 모두 불안하고 힘들었어요. 병원에서 몇몇 동료와 컬러링북에 색칠을 했어요. 그림과 말씀에 집중하면서 ‘하나님이 나를 절대 혼자 버려두시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일상적인 묵상의 도구로도 좋다. 한 병원 부설 정신과에서 일하는 강윤아 음악치료사는 “큐티(QT·묵상의 시간)가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이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고 하다보면 깊이 있는 묵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했다. 대기업 법무실에서 일하는 ‘워킹맘’ 정혜주(32)씨는 “피곤해도 조금씩 색을 입히는 시간이 QT가 돼 좋았어요”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컬러링북이 치유적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김정순 한국아동가족상담센터 상담사는 “크리스천 여학생에게 이 책을 써보도록 했어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도 줄고, 격려 받는 느낌이었다고 해요. 일상에서 컬러링을 통해 자기 마음을 다스리고, 집중을 통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강 치료사는 “강박이 있던 어린이 등에게 컬러링북을 사용토록 했는데 정서적 이완에 도움이 됐어요”라고 전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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