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열정의 응원으로 25년간 축구사랑  ‘가우초 다 코파’ 죽음에 애도 물결 기사의 사진
[친절한 쿡기자] 클로비스 페르난데스(사진)는 브라질의 축구팬입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을 시작으로 25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브라질 대표팀을 따라다닌 열혈팬이죠. 브라질은 세계 유일의 월드컵 본선 전회 출전국(20회)이자 최다 우승국(5회)입니다. 월드컵의 역사 자체인 셈이죠. 페르난데스는 그중 일곱 번의 월드컵을 관전했고, 두 번의 우승을 목격했습니다.

페르난데스는 선수 출신이나 협회 관계자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월드컵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올리는 가수 김흥국(56)처럼 연예인도 아니죠.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평범한 동네 아저씨입니다. 다만 차림새가 조금 독특합니다. 페르난데스는 언제나 검은색 가우초(남미의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직접 제작한 월드컵 우승트로피 모형을 품에 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가우초 다 코파’(Gaucho da Copa·월드컵 카우보이)입니다.

페르난데스가 얼굴을 가장 많이 알린 대회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입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에 인터뷰가 실리고 유명 음료회사 광고까지 출연할 정도로 유명세를 탔으니까요. 축구에 관심이 없어도 페르난데스의 사진을 보고 ‘아! 이 아저씨?’라며 무릎을 칠 사람이 많을 겁니다. 브라질이 독일에 1대 7로 참패한 4강전을 마치고 페르난데스가 독일 여성 축구팬에게 월드컵 모형을 건넨 순간을 포착한 사진은 지금도 세계 축구팬들 사이에서 브라질이 독일에 빼앗긴 패권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페르난데스가 17일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 산타카사병원에서 암 투병 끝에 60세를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페르난데스는 칠레 코파아메리카가 열린 지난 6월까지만 해도 건강한 모습으로 중계방송 화면에 등장했습니다. 그런 그의 갑작스러운 부고는 세계 축구계를 깊은 슬픔에 빠뜨렸습니다. 축구팬들과 선수, 언론인, FIFA 관계자들은 “영면하세요, 가우초 다 코파(RIP Gaucho da Copa)”라는 짧은 추도문을 SNS에 적고 애도했습니다. 영국 일간 미러 등 유럽 언론들까지 그의 부고를 전하고 있습니다.

페르난데스는 그저 한 명의 축구팬일 뿐입니다. 하지만 25년간 변함없이 사랑을 쏟을 수 있는 열정은 아무나 보일 수 있는 게 아니죠. 페르난데스의 죽음이 가족과 지인의 쓸쓸한 장례식으로 끝나지 않고 세계 축구계의 추모로 이어진 이유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가장 강렬했던 축구팬, 페르난데스가 하나님 곁에서 편히 쉬기를 바랍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친절한 쿡기자] 기사 모두보기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