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아이스 버킷 챌린지’ 열풍 1년새  루게릭병 홍보·연구 눈부신 결실 기사의 사진
[친절한 쿡기자] 너나 할 것 없이 얼음물을 쏟아부으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여름 SNS를 장악했던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 때문이었죠. 워낙 화제가 되다보니 ‘반짝 관심’이라는 비판도 많았는데요. 1년여가 지난 지금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무엇을 남겼을까요.

루게릭병(ALS) 환자들을 돕기 위해 시작된 이 캠페인은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영상을 SNS에 올린 뒤 3명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다음 타자는 24시간 이내 똑같이 얼음물 샤워를 하거나 ALS협회에 100달러를 기부해야 합니다. 물론 둘 다 해도 되고요.

빌 게이츠(사진), 마크 주커버그,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인사들이 참여했고 국내에서도 많은 스타가 얼음물을 뒤집어썼습니다. 하지만 아이스 버킷 챌리지가 유행할수록 “실제 루게릭병 환자에게는 관심이 없다”는 비난도 커졌습니다. 의미도 모르고 재미로 따라한다는 거죠.

외국에선 게으른 사회운동을 뜻하는 슬랙티비즘(slacktivism)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는데요. 한 블로거가 “기부금 중 73%가 ALS 재단의 임원들 월급으로 쓰인다”고 주장해 네티즌들이 충격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가져온 변화는 굉장합니다. 최근 뉴욕타임스에 실린 칼럼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에서 루게릭병이 검색된 횟수는 이전 10년간 검색된 횟수를 더한 것보다 많았습니다. 페이스북에 등장한 아이스 버킷 영상은 1700만개의 달했고, 총 100억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시작된 후 6주 만에 모인 금액은 1억1500만 달러. 존스홉킨스대학 연구진은 기부금 덕분에 ‘고위험 고수익형’ 실험을 진행할 수 있었고, 루게릭병뿐 아니라 여러 질병을 치료할 실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이달 초 사이언스지에 실린 반가운 소식이죠.

기부금의 반 이상이 협회 직원에게 돌아갔다는 주장도 거짓이었습니다. 미국의 팩트체킹 매체인 ‘폴리티팩트’는 ALS 협회에 들어온 기부금 중 직원 급여가 21% 이하라고 밝혔습니다. 사람들은 기부금을 낼 때 자신의 돈이 쓰이는 용도를 선택할 수 있고요. 협회 운영의 투명도도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어떤가요? 이쯤 되면 ‘반짝 관심’의 힘이 어마어마하지 않나요. 아무리 게으른 사회운동이라도 행동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고, 순간의 관심이라도 필요한 사람은 세상에 무척 많습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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