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크라우드펀딩’ 국내 건설시장 구원투수 될까 기사의 사진
크라우드펀딩으로 콜롬비아 보고타에 건설 중인 BD보고타의 야경(왼쪽 사진)과 미국 뉴욕 허드슨강에 추진되고 있는 공공 수영장 플러스 풀의 조감도(오른쪽 사진). 아래 사진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세워진 보행자 전용 다리. 각 건설사 홈페이지
내년 1월부터 우리나라에서도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정식으로 열리면서 국내 건설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해외 건설업계는 소액 투자자들의 힘으로 마천루까지 짓는 상황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사업계획을 가진 개인이나 단체가 온라인 중개업체를 통해 익명의 다수로부터 투자금을 모으는 시스템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작년부터 꾸준히 법제화를 강조했고, 지난 7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최근엔 해외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크라우드펀딩 성공 사례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에 기존 대기업이나 대형 투자자들의 자금력 없이는 불가능했던 초대형 건설사업이 일반 시민들의 힘만으로도 추진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는 세계 최초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진행된 초고층 빌딩 사업, 67층 규모의 주상복합 BD보고타가 내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 프로디지 네트워크는 2009년 보고타 시민을 대상으로 투자금을 받기 시작해 3800여명의 시민으로부터 1억70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이 회사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상가를 짓기 위해 또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준공된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길이 400m 보행자 전용 다리는 사상 처음으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인프라를 구축한 사례로 기록됐다. 2012년 두 명의 젊은 건축가의 제안으로 펀딩이 시작됐고, 도로 벽면에 기부자의 이름을 새겨 넣는다는 보상을 내걸었다. 8000명 이상의 시민이 지갑을 열었다.

이밖에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인디고고’를 살펴보면 각종 기발한 건설 프로젝트가 투자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로도 제작된 소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절벽 위의 성 ‘미나스 트리스’를 남부 잉글랜드에 건설하는 사업은 3조4000억원 모금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3명의 30대 건축가가 뉴욕 허드슨강에 공공 수영장 ‘플러스 풀’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또 노후주택 리모델링, 도심 내 공원 건설, 재난지역 재건 사업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가 세계 각지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중소 건설사들과 건설자재 회사들을 중심으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사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한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30일 “이론적으로는 소규모의 건설사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미니 신도시를 짓는 것도 가능하다”면서도 “일단 우리나라에서는 지방의 개천을 정비한다거나 오래된 주택을 재건축하는 사업 등에 크라우드펀딩의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은 새 시장인 만큼 위험도도 높다”며 “작은 사업부터 시작해 제도적으로 안정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뒤에 초대형 사업도 추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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