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22) 이승환의 일갈, 음원 사재기 기사의 사진
이승환의 ‘빠데이-26년’ 포스터
무려 6시간21분이라는 공연(빠데이-26년)시간으로 대한민국 공연 역사에 기록을 남긴 가수 이승환이 최근 음원 사재기에 대해 일갈했다. 1990년대는 음반 사재기가 음악 시장을 교란시켰다. 이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조작하는 음원 사재기가 공정성을 위배하면서 음악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그의 말대로 음악이 소장에서 소비와 소모의 의미로 변화됐다.

이승환은 음악의 가치를 돈과 순위로 삼는 것을 개탄했다. 음원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면 대체로 공중파 가요프로그램에서 1위와 직결되는 순위 시스템이다. 음원 상위권 가수 그룹은 당연히 주목을 받게 되고 몸값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순위 조작의 유혹은 가요 제작자에게 귀가 쫑긋할 일이다. 이승환 역시 간접적 경험을 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유혹이 음악시장 안에서 이뤄졌는지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음악 순위를 올려주겠다며 많게는 수억원을 요구했다는 것을 보면 조직적으로 거래가 오갔음을 시사한다.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치부되는 음원 사재기를 누가 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그렇다면 음원 사재기가 노래를 히트시키고 가수의 성공을 근본적으로 보장할 수 있을까? 시대를 거스르며 사랑받은 노래들과 신뢰받는 우리 시대의 뮤지션이 조작에 의해 이루어진 결과물인지 돌이켜 보면 자명한 답을 얻을 것이다. 음원 사재기를 통한 일시적 순위 상승이 음악 사이트에서 특정 노래를 전면 배치해 일시적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같은 기회를 얻으려는 노래를 물리적 힘으로 누르는 공정성 위배도 따른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세대의 벽을 허물고 우리 시대의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는 기발한 마케팅도, 불법 사재기의 결과물도 아니었다. 홍보가 필요 없는, 그 자체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 노래들이었다.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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