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23) 무대를 즐겨라 기사의 사진
슈퍼스타K7 박수진. 네이버 포토뷰어
불안과 초조함마저도 즐겨라. 무대에 오르는 모든 가창자들의 마음이 평온할 리 없다. 관객의 시선과 환호에 흥분하고 민감할 수밖에 없다. 평상심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무대 경험이 많은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마찬가지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무대 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신인가수를 발굴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7’이 톱10 최종 선발자를 발표했다. 200만명이 넘는 오디션 참가자들 간의 경쟁을 뚫고 톱10에 진입하기까지는 치열한 경연이 있었다. 홀로 무대에 올라 가창을 선보였고, 때로는 경쟁자들과의 콜라보 무대로 비교 심사까지 받아야 했다.

오디션 참가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던 톱10 선발자 명단에는 고교생 박수진이 있었다. 우승후보로 거론될 만큼 그의 음색과 감성은 탁월했다. 그가 돌연 중도하차를 선언했다. 오랜 합숙으로 심신이 피곤해 더 이상 경연이 불가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몇 해 전에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 예선과 달리 톱10은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무대 경험이 일천한 신인들에게는 그 중압을 이겨내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심사위원 백지영의 말처럼 즐기지 않으면 안 되는 순간이 되었다.

우리 시대의 절창으로 평가받는 가수들도 큰 무대를 앞두고 밤잠을 설친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수천번 부른 자신의 히트곡을 부르는데도 긴장의 연속이 존재한다고 한다. 가수의 꿈을 가진 10대들은 새겨들을 말이다. 자신의 음악적 실력 이외에도 음악을 대하는 준비와 태도는 음악적 기량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다. 가수로서의 데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수로서 사랑받을 수 있는 긴 항해를 염두에 둬야 한다.

무대에 서기 전 늘 긴장하면서 사는 내 모습이 좋다는 한 유명 가수의 말이 떠오른다. 무대를 즐기지 않으면 무대에서 버틸 수가 없다.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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