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 임금 동결땐 일자리 11만개 생긴다? 기사의 사진
근로소득 상위 10% 월급쟁이가 임금인상을 자제하면 최대 11만명이 새로 채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9월 노사정이 합의한 노동시장개혁 방안의 고용 효과를 분석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모든 업종의 소득 상위 10% 임금근로자들이 자율적으로 임금을 인상하지 않는다’는 비현실적 가정을 바탕으로 한다. 노동계는 정부가 과대포장한 고용 효과를 근거로 노동자의 양보만 압박하려 한다며 반발했다.

노동연구원은 15일 ‘노사정 대타협에 따른 고용 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100인 이상 사업체의 업종별 상위 10% 임금근로자가 임금을 동결할 경우 정규직으로만 9만1545명이 신규 채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노사정이 대타협에서 “상위 10% 임직원이 자율적으로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기업은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으로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노력한다”고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고용효과를 분석한 것이다.

보고서는 상위 10% 임금근로자가 임금을 동결하면 인건비가 월 2024억원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상위 10%의 임금이 동결되면 바로 밑에 위치한 임금 차상위자도 임금 인상을 자제할 것이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계산했다. 보고서는 이어 기업이 이렇게 절감된 재원을 전액 신규채용에 쓸 경우 평균 226만원 월급을 받는 정규직 9만여명이 새로 채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금수준이 낮은 비정규직까지 포함하면 신규채용 규모는 11만2729명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연구원은 노사정이 합의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신규 고용 효과도 11만2000∼19만 3000명으로 추산했다. 그런데 이 효과에도 전제가 있다.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일 경우’다. 노사정이 ‘특별연장근로 8시간’을 인정키로 해 실제 근로시간은 60시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반영되지 않았다.

노동계는 노동연구원의 분석 결과에 즉각 반발했다. 비현실적인 가정을 전제로 효과를 부풀려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자제를 압박한다는 것이다. 실제 100인 이상 사업장이 모두 임금 동결에 동참하고, 기업이 이를 모두 신규 채용에 활용한다는 가정 등은 실현되기 어려운 일이다. 현재 저임금인 서비스업종도 예외 없이 ‘상위 10% 임금 인상 자제’ 대상으로 본 것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가정을 근거로 뻥튀기 자료를 내놓는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면서 “무엇보다 노사정 대타협의 임금인상 자제는 ‘노사 자율’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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