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24) 데뷔 30년, 뮤지션 김승진 기사의 사진
가수 김승진
대중의 사랑을 받는 건 행복한 일이지만 두려운 순간의 연속이기도 하다.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뜻이다. 인기란 어렵게 와서 한순간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데뷔를 준비하는 시간과 대중과 만나는 출구의 기회까지는 험난한 시간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가수가 되는 건 녹록지 않다. 좋은 콘텐츠는 홍보 없이도 나오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다. 1985년, 한 고등학생이 그랬다. 순식간에 가요계를 평정했다.

김승진의 ‘스잔’은 당시 10, 20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지금의 40, 50대들에게 가슴을 설레게 한 발라드 곡이었다. 그의 인기는 앨범이 발표되기 전부터 시작됐다. 그는 종로의 한 음악다방에서 학생 신분으로 무대에 올랐다. 일대에 입소문이 났다. 여학생 팬들을 몰고 다녔다. 일대가 마비될 정도였다. 데뷔하자마자 김승진은 원조 아이돌스타로 등극했다. 당시 학생이 가수로 데뷔한 사례는 전무했다. 스케줄이 끝없이 이어졌다. 식사는 차에서 해결했다. 집으로 돌아오면 쌀자루에 꾹꾹 눌린 팬레터와 선물이 방을 가득 채웠을 정도였다.

최근 김승진을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앳된 얼굴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인기는 한순간이었다며 모든 걸 내려놓았다고 했다. 인기는 음악이 제대로 무르익게 되면 자연스럽게 따르는 것이라고 웃었다. 그는 데뷔 30년을 맞았다. 그간 음악 외에 다른 일에 손을 대지 않았다. 밴드를 결성해 음악적 변신을 꾀했고 2000년대 이후에는 일본 진출을 위해 현지화 작업도 실행에 옮겼지만 뜻하지 않게 낭패를 맛보아야 했다. 얼마 전 복면가왕을 통해 김승진이 알려졌다. 10년 만에 신곡 ‘나 혼자서’를 발표한 그는 현재진행형의 뮤지션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인기가 아니라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비로소 마음이 편해졌다는 김승진의 말은 후배들에게 큰 울림이 될 것이다.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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