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짜게 먹지 않는게 중요한데… “짠맛 포기 못한다면 칼륨 섭취라도 늘려라” 기사의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순환기내과 손일석 교수가 고혈압 환자에게 약물요법을 설명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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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높은 가을하늘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서 혈관건강에 비상등이 켜졌다. 아침저녁 쌀쌀한 날씨로 인해 갑자기 혈압이 상승, 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킬까 우려된다.

고혈압이 무서운 점은 별다른 이상 증상 없이 서서히 심장, 뇌, 신장 등과 같은 중요 장기기능을 치명적으로 떨어트린다는 데 있다. 고혈압을 속칭 ‘소리 없는, 침묵의 살인자’(Silent killer)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순환기내과 손일석 교수는 “간혹 두통이나 이명, 코피, 운동 중 호흡곤란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실제 이런 증상은 고혈압보다는 다른 원인에 의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혈압이란 우리 몸 구석구석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혈관 내부의 일정한 압력, 즉 혈액이 동맥벽에 미치는 압력을 말한다. 이 압력은 혈압 측정기를 통해 측정한다. 심장이 수축하고 이완할 때의 압력을 각각 수축기 혈압, 이완기 혈압이라고 한다.

정상 혈압은 수축기 120㎜Hg, 이완기 80㎜Hg 미만이다. 혈압은 매일 달라지며 하루 중에도 수시로 바뀔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잠잘 때는 낮게 유지되고,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오른다. 화를 내거나 통증, 흥분과 같은 특정한 감정 상태에서도 혈압은 상승한다.

수축기 또는 이완기 혈압 중 한 가지 수치만 비정상적으로 높아도 고혈압으로 진단된다. 병원에서 잴 때는 높게 나온 혈압이 집에서는 낮게 나와 정상인 듯 보이는 경우가 있다. 전체 인구의 약 15%에서 나타나는 일명 ‘백의(白衣)현상’이다. 화이트 가운을 걸친 의사만 보면 혈압이 오른다고 해서 백의고혈압으로 불린다.

환자 수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증가한다. 50세 이상 성인의 30% 이상, 60세가 되면 절반 이상, 70세 이상 노인 중에는 약 70%가 고혈압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생활습관과 약물 사용도 조심해야 한다. 고혈압 발생에 방아쇠 역할을 하기 때문. 과체중 혹은 비만, 활동이 적고 주로 앉아서 지내는 생활, 짜게 먹는 식습관, 과도한 음주, 소염제 사용, 점비약(코에 넣는 물약) 사용, 감초 섭취 등이 주요 위험요인이다. 스트레스도 고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다.

고혈압은 가능한 한 초동단계에서 발견, 장기 손상으로 발전하기 전에 제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 고혈압 예방을 위해서는 적정 체중 유지 노력과 함께 흡연과 음주를 삼가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 특히 음식을 짜게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한국인의 1인당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583㎎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기준(2000㎎)의 약 2.5배 수준에 이른다. 고혈압 예방수칙에서 저염식 식습관 유지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유다.

나트륨 섭취 못잖게 칼륨 섭취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림대(평촌)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혜미 교수는 “연구결과 나트륨 섭취가 1㎎/㎉ 늘어날 때마다 이완기 혈압이 0.21㎜Hg씩 올라갔고, 칼륨 섭취가 1㎎/㎉ 늘어날 때마다 수축기 혈압이 1.01㎜Hg씩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짜게 먹는 식습관을 쉽게 개선하지 못한다면 칼륨 섭취를 늘리는 편법이라도 써야 한다는 말이다. 단, 이 경우에도 임의 섭취보다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칼륨 섭취 비율을 조절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노 교수는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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