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34) 서울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 ‘성인 생체 간이식’ 세계 최초·최고의 기술 기사의 사진
서울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 주요 의료진. 지난 14일 오전 8시30분, 본관 앞 시계탑 건물을 배경으로 서경석 센터장(앞줄 왼쪽에서부터 여섯 번째)을 중심으로 6명의 장기이식 전문 코디네이터들과 20여 명의 각과 교수 및 전임의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곽경근 선임기자
장기이식은 여러 과의 의료진이 참여한 가운데 진료가 이뤄지는 대표적인 다학제 협력진료 분야다. 현대의 최첨단 의료기술이 적용되는 의학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흔히 어느 한 연주자, 한 악기만 ‘삑사리’를 내도 화음이 깨지는 오케스트라와 같다고 비유되곤 한다. 오케스트라단도 연주 실력과 지휘자에 따라 수준이 천차만별인 것처럼 장기이식센터 역시 간판 내건다고 금방 대등한 반열에 오르는 게 아니다. 오케스트라에선 훌륭한 연주자와 지휘자가 합주를 통해 한 목소리를 낼 때 아름다운 선율과 화음이 완성된다. 이와 마차가지로 장기이식수술도 경험이 많은 이식 전문의(연주자)와 센터장(지휘자)이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 합심, 화합할 때 훌륭한 결실을 맺는다.

서울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센터장 서경석·외과 교수)는 국내에서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몇 안 되는 기관 중 한 곳이다. 이 센터는 성인 생체 간이식 분야에서 세계 최초, 또는 최고의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고 간이식과 신장이식은 물론 심장이식과 폐이식 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실적과 성공률을 자랑한다.

특히 간이식팀은 1998년 국내 최초로 분할 간이식에 성공한 데 이어 2001년 보조 간이식, 2008년 생후 60일의 최연소 환아에게 간이식, 1999년 세계 최초로 오른쪽 간의 일부인 ‘우후분절’을 이용한 성인대 성인 생체 부분 간이식에 잇따라 성공, 각광받고 있다. 이 팀은 2007년 생체 간절제 수술을 복강경만으로 진행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 이식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간이식팀이 지금까지 시행한 간이식 수술 건수는 총 1500건 남짓이다. 이중 1000여건이 생체 부분간이식 수술로 이뤄졌다. 뇌사 기증자가 절대 부족한 탓이다.

간이식 환자들의 5년 평균 생존율은 83%, 말기 간경병증 환자의 5년 생존율도 88.8%로 세계 유수의 병원들을 앞지르고 있다. 또 외국에서는 간이식 수술을 하는데 평균 12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서울대병원에선 그 절반 수준인 평균 6∼7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만큼 이식 분야에서도 신속 정확한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성인 생체 간이식 수술의 성공률은 2007년 이후 연평균 99% 이상이다. 우리나라보다 간이식 수술을 먼저 시작한 독일과 미국의 평균 성공률 85%보다 무려 14% 포인트나 앞서는 성적이다.

서경석(55) 센터장은 “특히 우리의 생체 기증자 수술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금까지 자신의 간 일부를 기증하는 생체 간기증자 간 절제술을 1000건 이상 시행하면서 생명이 위험한 정도의 중대 합병증을 겪은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고 자랑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록이다. 그 덕분인지 구미 선진국을 포함해 대만, 몽골, 일본, 중국, 호주 등 각국에서 서 교수 등 서울대병원 간 이식팀의 이식기술을 배우기 위해 줄지어 내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1969년 첫 신장이식 수술을 시행한 후, 우리나라 말기 신부전증 환자의 치료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특히 ABO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교차반응 양성 신장이식, 어려운 뇌사자 신장이식, 심장과 신장 또는 간과 신장의 동시이식 등 고난이도 이식수술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그간 신장이식수술 실적은 총 2000여건이다. 이식환자들의 10년 생존율은 90%, 이식신장의 10년 생존율은 약 85%다. 미국 장기이식관리센터(UNOS)가 발표한 미국의 10년 환자 생존율 77%, 이식신장 생존율 59%보다 월등한 성과다.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또한 아시아 최고의 뇌사자 이식센터이자 소아 신장이식의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이 센터는 1975년 국내 최초로 소아신장이식에 성공한 이후 현재까지 300건 이상의 소아 신장이식을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내 소아신장이식 건수의 절반 이상에 해당되는 실적이다.

이들은 1984년 국내 최초로 10세 이하 소아신장이식에도 성공했으며 2001년에는 몸무게가 7.5㎏에 불과한 국내 최연소, 저체중아 신장이식에도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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