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의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들과 가족이 상표권을 독식해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부당한 상표권 행사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에게 부담을 전가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검찰 고발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관련법 개정을 요구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는 20일 탐앤탐스(탐앤탐스), SPC(파리크라상), 본아이에프(본죽), 원앤원(원할머니보쌈) 등 4개 가맹본부 대표이사와 일가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업무상 배임) 위반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인 탐앤탐스는 김도균 대표가 법인 설립 후 19건의 상표를 출원했지만 단 1건만 법인으로 이전했다. 공시자료를 보면 최근 8년간 김 대표가 지급수수료 명목으로 수수한 금액은 324억원에 달했다. SPC그룹 지주회사 파리크라상의 대주주 허영인 회장의 부인 이모씨는 487개의 상표를 개인 명의로 출원했다. 이씨는 이 상표권을 근거로 최근 3년간 130억원을 로열티로 받았다.

김철호·최복이 본죽 회장 부부도 법인 설립 전에 출원한 1건을 빼면 23건 모두 법인 설립 후에 상표를 출원했다. 김 회장은 최근 7년간 38억원의 로열티와 상표권 매각대금 80억원을, 김 회장 부인 역시 86억원의 로열티와 상표권 매각대금 26억원을 받는 등 김 회장 부부가 총 230억원을 받았다.

시민단체 측은 원할머니보쌈 역시 대표이사가 법인 설립 전에 10건, 법인 설립 후에 26건 등 상표를 개인명의로 출원해 모두 145억원의 로열티를 챙겼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는 이들 기업이 법의 허점을 이용해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판단했다. 관련 법규정이 개인의 사유화를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현재 상표법 제3조 2항은 “상품을 생산·제조·가공 또는 판매하는 것 등을 업으로 영위하는 자나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자가 공동으로 설립한 법인은 자기의 단체표장을 등록받을 수 있다”고 돼 있다. 법인과 개인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았다는 게 시민단체의 설명이다.

최동규 특허청장도 이달 초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사주 일가가 상표권을 사적으로 보유하는 것에 대한 감독이 부실하다”고 지적하자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해당 기업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기업 관계자는 “유병언 일가는 상표권을 팔기 위해 상표를 등록했다면 우리는 법인 설립 전에 상표를 먼저 출원했다”고 해명했다.

시민단체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도 공정거래법의 보완을 요청할 계획이다. 불공정거래행위에 관한 규정이 담긴 23조 2항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 조항에 따르면 회사가 사주나 사주 일가에 자금을 제공한 것만으로는 제재를 가할 수 없다. 민변의 박정만 변호사는 “경품 고시, 가맹점 고시처럼 상표권과 관련된 고시를 설정하는 게 필요하다”며 “상표는 법인 명의로만 출원·등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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