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캣맘’ 난타한 악성댓글들   인간도리 저버렸다 기사의 사진
동물보호단체 ‘케어’ 제공
최근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 중 하나는 지난 8일 경기도 용인에서 길고양이를 돌봐주는 이른바 ‘캣맘(Cat Mom)’ 활동을 하던 50대 여성이 벽돌에 맞아 사망한 사건입니다.

이 여성은 18층짜리 아파트 화단에서 길고양이를 위한 집을 만들던 중 아파트 상층부에서 떨어진 벽돌에 머리를 정통으로 맞아 숨졌습니다. 그리고 박씨를 도와주던 또 다른 박모(29)씨는 박씨를 맞힌 후 튀어나간 벽돌에 맞아 두개골이 함몰되는 부상을 당했죠. 다행히 출혈이 없어 회복엔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어이없게도 만 9세에 불과한 초등학생 A군이 (아직 수사가 끝나진 않았지만) ‘낙하 놀이’를 위해 떨어뜨린 벽돌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 전, 이 사건과 관련돼 떠오른 이슈는 단연 ‘캣맘’에 대한 논쟁이었습니다. 일부 언론사는 홈페이지에 찬반 토론 창을 따로 개설하기까지 했습니다. 다친 박씨가 “평소 아파트 주민들과의 충돌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그동안 ‘캣맘’ 갈등으로 인한 사건이 심심치 않게 벌어졌기 때문에 이번에도 평소 박씨에게 불만을 품어온 누군가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 거죠.

실제로 2012년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는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던 50대 여성을 50대 남성이 폭행한 뒤 ‘음식물 쓰레기통’에 거꾸로 집어넣은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주인 없이 떠도는 길고양이를 스스로 돌봐주는 걸 왜 비난하느냐는 이들과 고양이들로 인한 소음 피해 등의 이유로 반대하는 이들과의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이어졌습니다. 또 고양이란 동물 자체를 혐오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논쟁보다 더 눈길이 가고, 눈살을 찌푸리게 한 건 따로 있었습니다. 인터넷 용어로 흔히 ‘악플’이라고 표현하는 ‘악성댓글’이었습니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서 수집해 보내온 악성댓글의 일부를 볼까요.

“캣맘을 봤을 땐 벽돌이 정답” “맞을 짓 아니 ㅋㅋㅋ 죽을 짓 한 노답 캣맘들 ㅋㅋ” “길고양이 잡아다 캣맘이랑 같이 죽여야 함”

어떤 네티즌은 “벽돌 던진 이에게 박수를”이라고 올리기도 했습니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배설하듯 마구 뱉어지는 잘못된 정보, 기사, 악성댓글을 밑바닥부터 하나하나 바로 잡도록 하겠다”면서 악성댓글 작성자들에 대한 명예훼손 고발 절차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사람이 죽었습니다. 누군가의 소중한 딸이고, 아내이고, 엄마였습니다. 약 2개월 전에 밥을 못 먹고 쓰러져 있는 새끼 고양이를 우연히 본 후 그저 불쌍한 마음에 돌봐주다 황당한 죽음을 당한 이에게 생각 없이 던지는 이런 한마디는 잔인하고 저열하기만 합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동체 속에서 행해지는 캣맘 활동에 대한 논쟁이 활발히 진행되는 건 얼마든지 좋습니다. 하지만 중요해봐야 2순위입니다.

인간의 기본적 도리를 경시하는 풍조 앞에 사회적 문제에 대한 토론이 있어봐야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김현섭 기자 afero@kukimedia.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