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26) 유령 작곡가 김인영 기사의 사진
MBC 시사매거진 제공
작곡가 김인영은 5년 동안 유령 작곡가로 살았다. 그간 700여곡을 만들었다. 그 곡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 드라마에 삽입되기도 했다. ‘응답하라 1994’ ‘프로듀사’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자막에는 창작자인 그녀의 이름이 새겨져 있지 않았다. 그 자리에는 타인의 이름이 버젓이 올라가고 있었다.

필자는 김인영 작곡가가 지난 5년 동안 얼마나 열정적으로 창작에 임했는지 잘 알고 있다. 유능한 작곡가로 성장하고 있었기에 상당한 저작 권리 수혜를 받는 줄 알았다. 29살의 나이에 ‘로이’라는 음악공급회사에서 젊음을 저당한 결과는 참담했다. 5년간 2000만원의 수입이 전부였다. 밤낮으로 일한 결과는 평균 연봉 400만원이 고작이었다. 첫해는 회사의 어떠한 지원도 없이 견뎠다. 작년부터 월 100만원을 받았다. 그녀는 회사를 믿고 열심히 창작을 하면 꿈이 이루어질 것이라 여겼다. 그 대가로 회사는 황당한 지시를 했다. 저작 권리를 영구적으로 양도하라는 계약서를 내민 것이다. 방송사에서 엄청난 음악제작비를 받은 회사는 창작자들에게 저작권 수입까지 챙길 요량이었다.

저작 권리는 창작자의 고유 권리다. 본인이 필요에 의해 저작 권리를 양도할 수는 있지만 결코 강요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타인의 창작물을 자신의 이름으로 둔갑시키려 하는가? 이는 절도와 같은 것이다. 회사 측이 창작자들에게 저작권을 양도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창피한 노릇이다. 회사 측은 누구보다 창작자들의 권리를 챙겨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저작 권리 포기를 강요하고 결국에는 사문서를 위조해 저작 권리를 빼앗아갔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저작권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창작자들의 고뇌를 이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창작물을 불법 사용하는 것이 만연해 있다. 음악업계에서도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저작권의 달콤한 수혜를 나누려는 자들이 그동안에도 적잖았다. 그들은 모두 절도범이나 다름없다.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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