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36)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암센터 폐암팀] 폐암환자 최적 치료법 찾아 회의 또 회의… 기사의 사진
삼성서울병원 폐암센터 협진 광경. 혈액종양내과 박근칠 교수(스크린 오른쪽)가 서서 다른 의사들에게 환자의 상태에 대해 설명하며 의견을 구하고 있다. 삼성의료원 제공
폐암은 말기에 이르도록 뚜렷한 증상이 없다. 있다고 하더라도 만성기침, 가래 등 감기와 유사해 폐암을 의심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상당수의 폐암 진단 환자들이 암세포가 상당히 폐 안팎에 퍼진 다음에야 병원을 찾는 이유다.

폐암은 또한 전이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발견 당시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약 20∼3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이미 암이 많이 퍼져 수술로 깨끗이 도려내기 힘든 상태라는 얘기다.

중앙암등록본부 보고서에 따르면 폐암은 갑상선암과 위암, 대장암에 이어 4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발생빈도는 인구 10만 명당 43.9명꼴이다. 2012년 기준 신규 암 진단 환자 22만4177명 중 9.9%가 폐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조사돼 있다.

각 대학병원들이 암병원(암센터)을 설립하며 폐암센터(폐암클리닉)를 빼놓지 않고 운영하는 이유다. 그만큼 치료율을 높이기 위한 병원간 경쟁도 치열하다.

폐암 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내 의료기관은 어디일까.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폐식도암센터(센터장 조재일·흉부외과 교수)다. 치료율은 물론 진료 환자 수 측면에서 이 센터 폐암팀을 첫손으로 꼽는 이들이 많다.

삼성서울병원 폐암팀은 현재 국내 폐암 환자의 약 12∼13%를 떠맡고 있다. 최근 이곳 흉부외과 심영목(62)·조재일(60) 교수팀에게 수술을 받는 폐암 환자는 연평균 1400∼1500명, 혈액종양내과 박근칠(60)·호흡기내과 권오정(59·병원장) 교수팀한테 항암화학요법 및 표적치료를 받는 환자들도 연평균 1000여 명에 이른다.

표적치료제란 정상 세포와는 달리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특이한 유전적 변이를 식별하여 공격함으로써 암세포를 죽이는 항암제를 가리킨다. 암세포가 성장, 증식하는 경로만 차단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의 향상뿐만 아니라 정상세포 손상 위험이 적고, 부작용 피해도 기존 항암제보다 훨씬 적다는 이점이 있다.

삼성서울병원 폐암팀이 폐암 표적치료 및 수술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드림팀으로 각광받게 된 데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다학제간 팀워크가 큰 힘이 됐다. 호흡기내과, 혈액종양내과, 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등 7개 진료과목 교수진 30여 명의 팀워크는 세계 최고 수준이란 평가를 받는다.

폐암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치료 방법과 치료율에 큰 진전이 없었다. 60∼70년대 폐암 환자는 4∼5개월밖에 못 살았고, 항암화학요법이 등장한 1990년대에도 고작 6∼8개월밖에 살지 못했다. 항암제 치료로 인한 부작용 때문에 중도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삼성서울병원 폐암팀은 이를 14∼16개월까지 연장시켰다. 5년 생존율은 평균 28.5%로 미국 병원 평균치(15.6%)를 크게 웃돈다. 1∼2병기 폐암의 경우엔 5년 생존율이 무려 82%, 72%에 이른다.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암센터 폐암팀을 찾는 환자들은 초기 폐암환자뿐만 아니라 국소 진행성 혹은 원격 전이성 폐암 환자까지 다양하다. 이중 정확한 병기 결정 및 최선의 치료 방침 결정이 까다로운 국소 진행성(주로 3병기) 폐암 환자의 경우 환자 개개인에 대한 다학제 협진을 통해 최선의 진료 방침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자칫 무모하게 수술을 했다가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폐암팀은 이들 국소 진행성 폐암의 경우 환자들이 수술을 무사히 받을 수 있도록 암의 크기를 줄여 주거나, 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춰주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폐암 치료 성적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원내외 연구자들과 공동 임상연구를 수행, 다수의 표준 폐암 치료 지침을 마련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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