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 경쟁력이다]  지역사회, 다문화 정책 주도한다 기사의 사진
다문화의 저력을 끌어내는 힘은 어디서 나올 수 있을까. 다문화정책을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주도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문화 사회를 구성하는 주체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어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정책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국제이주기구(IOM) 이민정책연구원의 정기선 선임연구위원은 다양한 이주민이 저마다 상황에 맞는 정책을 통해 역량을 발휘하고 지역사회에 적응하도록 하는 실질적 구심점이 광역지방자치단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층적 통합지표를 개발해 유럽연합(EU), 국가, 지자체, 도시 차원에서 맞춤형 정책을 펴는 EU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0년부터는 유럽 33개 도시가 이주민정책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어 매년 회의를 연다. 정 연구위원은 “이주민이 증가하면서 지자체의 역할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이제 다문화 경쟁력을 지역 맞춤형 정책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경기도와 함께 EU 모델을 본떠 ‘민·관·학이 참여하는 경기도 외국인·다문화 네트워크’를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를 4개 거점권역으로 나눠 연구기관과 연구자, 민간단체와 지원기관, 경기도와 각 시·군이 역할을 분담해 정책을 보강하는 시스템이다. 공무원뿐 아니라 민간과 학계가 함께 참여하는 논의의 장을 통해 지역이 스스로 ‘다문화’를 둘러싼 숙제를 해결하는 게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연구기관은 다문화 관련 지역 현안과 이슈를 주거, 취업, 복지, 교육 등 영역별로 발굴하고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등 정책 대상자별로 다시 진단한다. 이주민 커뮤니티를 포함한 민간단체는 다듬어진 아이디어에 현장의 실효성을 더할 방법을 찾아낸다. 지자체는 이런 제안을 정책에 반영하고 정책의 환류 성과를 도민에게 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 연구위원은 “경기도에는 권역별로 여러 대학이 있고 전역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30곳, 외국인 복지센터가 7곳 있다”며 “이런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경숙 신한대 교수가 의정부시에 제안한 ‘포장마차 거리 조성 사업’을 예로 소개했다. 외국인 주민들이 각자의 문화적 특성을 살려 창업하기 쉬운 ‘요식업’ 아이템에 부대비용이 저렴한 임대형 포장마차를 접목시켜 출신국가별 고유 음식을 만들어 팔 수 있는 공간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 연구위원은 “지역 상권에 피해를 주지 않는 시간대와 장소를 골라 포장마차 거리를 조성하면 외국인 주민과 지역주민의 소통이 활발해지고 지역사회의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정책 하나하나가 학계와 현장을 거쳐 지자체에 모인다. 해마다 3월에 이슈를 정해 6∼9월 기관별 중간 세미나를 하고 11월에 도지사를 포함한 도정 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종합 세미나를 하는 식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 ‘경기도 외국인·다문화 네트워크’ 실험의 첫 번째 결실은 12일 경기도 중기센터에서 열리는 ‘다문화 500인과의 대화’ 행사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정 연구위원은 “이런 과정에 참여하는 인원이 내국인과 이주민을 합해 500명에 이른다”며 “500명의 목소리를 담아 그 지역에 꼭 맞는, 개별 당사자들 피부에 와 닿는 효과적인 정책을 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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