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디아에서 해법 찾아라] 中·印 진출 국내기업 설문조사해보니… 中 내수시장·印 신규사업 ‘타깃’ 기사의 사진
중국 베이징 궈마오 무역센터백화점 1층에 위치한 CJ의 한식 레스토랑 ‘비비고’ 매장이 지난달 23일 점심시간을 맞아 손님들로 가득하다. 베이징=노용택 기자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한국경제가 위태롭다. 성장률과 수출은 자꾸 떨어지고 국가 경제의 활기가 사라진다고 아우성인데 마땅한 대책을 내놓는 곳은 없다. 이 시점에 다시 중국과 인도로 눈을 돌려보자. 인구 26억명의 중국과 인도. 세계 최대 내수시장이면서 사실상 세계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두 나라에 분명히 답이 있고, 미래가 있다. 중국은 최근 성장률이 6%대로 떨어지며 국제사회에서는 그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내수시장은 여전히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고품질 한국 소비재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인도는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로 불릴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높다. 2030년에는 생산가능인구만 중국(9억9000만명)을 넘어선 10억1000만명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국민일보와 코트라, 대한상공회의소는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경제가 친디아에서 성장동력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보고 현장취재와 설문조사 등을 거쳐 7차례 시리즈를 공동 기획했다.

1980∼90년대 국내 기업들은 중국과 인도를 높은 인건비와 토지비용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해외 생산기지 정도의 개념으로 접근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반제품을 생산, 다시 국내로 수입해와 완제품을 수출하는 가공무역 중심의 무역구조가 형성됐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 경제가 급성장하고 거대한 내수시장이 깨어나면서 두 나라 자체가 필수시장으로 떠올랐다.

국민일보가 대한상의와 함께 지난 7월 14일부터 8월 28일까지 중국 진출 국내기업 101곳과 인도 진출 국내기업 210곳(총 311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수시장 개척과 신규시장 발굴이 절실하다는 대답이 많았다.

◇중국 ‘내수시장’ 인도 ‘신규사업’을 잡아라=중국 현지에 직접 법인을 설립한 국내 기업들의 경우 중국시장 진출 동기에 대해 대규모 내수시장(38.3%)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신규사업 모색(20.3%)이 뒤따랐다. 인도 진출 기업들도 대규모 내수시장(39.1%) 신규사업 모색(38.5%)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에 진출한 기업들이 기대하는 유망 진출 분야는 달랐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이미지가 점차 퇴색하고, 오히려 문화콘텐츠나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시장이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인도는 여전히 값싼 노동력이 매력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기업들이 중국에서 향후 가장 유망한 산업으로 예측한 분야는 문화콘텐츠(24.8%)가 가장 많았고 이어 제조업(18.8%) ICT(15.8%) 의료 및 보건(10.9%) 서비스업(8.9%) 순이었다. 유망산업으로 꼽은 이유는 소비력 증대(26.7%) 문화수준 향상(26.0%) 빠른 내수시장 성장(17.8%) 등이었다. 반면 인도 진출 기업들은 저렴한 인건비를 이유로 제조업(35.1%)을 가장 유망한 사업 분야로 꼽았다. 이어 ICT(16.1%) 건설업 및 플랜트(15.1%) 소비재(8.2%) 의료 및 보건(6.9%) 등 순으로 나타났다.

◇친디아 시장전망은 여전히 ‘매력적’=향후 양 국가의 시장전망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대답이 많았다. 중국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보통’이라는 응답이 49.5%로 가장 많았고 ‘긍정적’이 36.6%, ‘매우 긍정적’이 5.0%였다. 보통 이상이 90%를 넘었고 ‘부정적’은 8.9%에 불과했다. 인도시장 전망은 더 좋았다. ‘긍정적’ 이 49.5%, ‘매우 긍정적’이 11.4%였다. ‘보통’은 36.2%였고, ‘부정적’은 2.9%에 불과했다. 긍정적인 의견이 절반이 넘는 60.9%나 돼 시장에 거는 기대감이 매우 컸다.

양국 진출 시 어려운 점으로는 중국의 경우 인건비 상승, 인도는 정보 부족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중국 진출 기업들의 애로사항으로는 빠른 인건비 상승(20.0%)이 가장 많이 지목됐다. 이어 열악한 인프라(12.6%) 현지정부의 부패 및 정책일관성 부족(9.6%) 등의 응답도 많았다.

중국 내 사업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응답기업의 61.5%가 중국기업과 합작투자를 시도할 계획이 있거나 실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기업과 합작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대규모 내수시장(30.3%)과 신규사업 모색(27.3%) 등이 많았다. 특히 중국과 합작기업을 세울 경우 이점으로는 현지 시장전략 수립 용이(41.1%) 안정된 판매처(거래처) 확보(27.6%) 등이 꼽혔다. 반면 인도의 경우 현지 정보부족(19.9%)이 현지 진출 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열악한 인프라(19.3%) 현지정부의 부정부패 및 정책일관성 부족(11.0%) 등을 지적하는 의견도 많았다.

인도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61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공통적으로 정확한 현지 시장정보 획득(54.7%)에 가장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 정보부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인도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현지정보를 가장 많이 얻는 곳은 코트라 무역관(24.2%)이었고, 먼저 진출한 한국기업(22.1%) 인도기업(20.1%) 등도 주요 정보 공급처였다. 또 인도법률 및 시장전문가 부재(17.3%) 인프라 부족(8.0%) 등도 인도 진출 준비 시 극복해야 할 어려운 점으로 지적했다.

◇시장 재도전 의사, 인도가 월등히 앞서=양국에 진출했다가 실패를 경험한 기업들은 ‘재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서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중국 시장 철수기업 중 향후 다시 중국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기업은 16.7%에 그쳤다. 오히려 한국시장(생산시설) 복귀(57.1%)나 제삼국 시장으로 신규진출(42.9%) 응답비율이 훨씬 높았다.

하지만 인도시장을 떠난 국내기업 중 인도시장에 재진출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68.8%나 됐다. 인도시장에서 철수한 직접적인 계기는 영업실적 저조(42.9%)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과다경쟁(8.6%) 인프라 부족(5.7) 등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