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37)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스페셜케어클리닉] 난치성 장애인 구강 건강 지킴이 기사의 사진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스페셜케어클리닉 주요 의료진. 앞줄 가운데가 스페셜케어클리닉 담당 장주혜 교수, 뒷줄 왼쪽부터 김영재 소아치과 교수, 한희정·장하람 전문 간호사, 서광석 치과마취과 교수. 서울대치과병원 제공
보건복지부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장애인 등록자는 249만 명으로 전 인구의 약 5%에 이른다. 미등록자 및 노인 장기요양 대상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가 500만명에 육박할 지도 모른다.

이들 장애인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처음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다가 뒤늦게 발견하고 고생을 하는 병이 있다. 바로 구강질환이다.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스페셜케어클리닉 장주혜(47) 교수는 “장애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특히 지적, 인지기능 장애 환자들은 구강 건강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뿐더러 스스로 구강 위생 관리를 시행할 능력이 부족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치아 우식이나 치주 질환 등의 발생 빈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정상적인 치아와 잇몸이 없을 정도로 구강 상태가 엉망진창으로 변한 경우도 많아서 번번이 ‘공사’ 범위가 커진다는 게 장 교수의 지적.

누구나 치과진료를 무서워하거나 부담스러워하지만 특히 장애인 환자의 치료는 환자나 보호자, 의료진 모두에게 어려운 과정이다. 환자가 주사 한 대를 맞는데도 심한 공포감을 보이는데다 의사소통 불능, 행동조절의 어려움 등을 나타내 통상적인 치과 치료가 불가능할 때가 많다.

보호자 입장에서도 경제적, 시간적, 심리적으로 부담이 많기 때문에 아예 장애인 자녀의 치과치료를 포기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도 마취 전 환자가 호소하는 질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주사바늘에 심각한 공포를 보이는 경우 적절한 마취 전 검사 및 마취 유도가 불가능하므로 시술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환자들 중에는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후천적인 장애를 가진 경우도 적지 않다.

한 예로 10년 전 교통사고로 인해 뇌병변 장애를 갖게 된 김상현(가명·41)씨는 사고 후 치과 진료가 엄두가 나지 않아 그대로 충치를 방치했다. 치아 상태는 점점 더 심하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음식을 먹기도 힘들어진 시점이 되어서야 치과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병원을 찾는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다. 뇌병변장애 후유증으로 언어장애를 합병한 탓으로 의사소통이 어렵고 입을 오래 벌리고 있는 것도 힘들어해 치료를 쉽게 받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장 교수팀은 그런 김씨에게 전신마취를 걸어 진정시킨 상태에서 병든 8개의 치아를 한꺼번에 치료해줬다. 마취 전 처치 및 마취 후 회복기 까지 무려 8시간을 소비해야 했던 대장정이었다.

정상인이라면 하루 한두 개씩 몇 차례에 걸쳐 나눠서 시술해도 될 것을 장애인들은 병원 방문 자체가 쉽지 않아 한 걸음에 필요한 시술을 다해줘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대치과병원 스페셜케어클리닉은 이렇듯 장애로 인해 치과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환자, 특히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힘든 인지기능 및 발달장애, 뇌병변장애 환자들을 위해 필요한 치과 의료시설과 전문 의료진을 갖춘 그야말로 특수클리닉이다.

지체 장애인이 참가하는 패럴림픽과 지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스페셜 올림픽이 있다면 장애인 치과 진료는 후자 쪽에 가깝다. 치과 치료에 대한 협조가 어려운 지적, 인지기능 장애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특수 치과 진료를 시행하는 곳이 바로 서울대치과병원 스피셜케어클리닉이다.

이 클리닉은 통상적인 치과치료가 아예 불가능하거나 치료가 가능하다 할지라도 양질의 치과의료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정맥 주사를 이용한 진정요법이나 전신마취를 걸어 여러 번에 걸쳐 나눠 시술해야 하는 치료도 한꺼번에 몰아서 시행해준다. 치과 방문 및 치료가 몹시 어려운 장애인들의 편의를 최대한 도모해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서울대치과병원 스페셜케어클리닉에는 치과마취 전문 교수진은 물론 일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마취 전문 간호사가 늘 상주하고 있다. 이 클리닉을 이용하는 장애인 중 남녀 성비는 남자 63%, 여자가 37%의 비율이다. 연령대는 10대 38%, 20대 34%, 30대 이상 28%의 분포다.

최근 장애인 복지가 향상되고 장애인을 위한 치과 의료진과 시설, 봉사 활동 및 지원단체등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장 교수는 “앞으로 더욱 부단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분야가 바로 장애인 치과 진료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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