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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의 동행] 췌장암 생존율 8%… 환자 이중고 덜어줘야

대표적인 사망률 1위인 폐암의 5년 생존율은 10년 동안 11%에서 20%로 두 배 이상 증가한 반면, 췌장암은 여전히 한 자리수인 8%에 머물러 있는데 전체 암환자의 생존율이 68.1%인 것에 비하면 매우 낮고, 10대 암 중에 유일하게 5년 생존율이 하락하기도 했다. 두 질환 모두 수술이 가능한 환자들이 적다는 것을 감안하면 생존율의 차이는 치료제의 발전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다양한 표적 치료제들이 등장해 생존율이 올라간 폐암과 달리, 지난 10년간 췌장암 분야의 신약 개발은 더디게 이루어져 왔다. 췌장암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항암제는 젬시타빈으로 1990년도 초반부터 사용되어 약 20여년간 사용되고 있으며, 유일하게 국내 보험 급여가 되는 치료제다. 하지만 젬시타빈 역시 췌장암 생존 기간 연장이라는 큰 벽을 넘기는 어려웠다.

최근 췌장암 생존율 연장이라는 마의 벽을 넘은 치료제가 등장했는데 젬시타빈과 아브락산이라는 항암제를 함께 사용했을 때 생존 기간을 두 달 연장 시킨 것이다. 주요 임상 결과에 따르면, 아브락산과 젬시타빈을 함께 사용하면 사망 위험을 29% 감소시키며, 젬시타빈만 사용했을 때 보다 환자의 전체 생존 기간이 8.7개월로 기존 치료제 보다 2개월이라는 시간을 연장 시켰다. 이와 같은 아브락산의 효과는 파클리탁셀이라는 항암제를 인체 단백질인 알부민에 부착하는 혁신적인 기술이 바탕이 됐다. 알부민은 인체 내에서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단백질이므로 용해제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이 기술을 통해 기존 항암제 대비, 아브락산은 정상세포에는 적은 영향을 주고 암세포에는 집중적으로 작용해 더욱 많은 양의 치료제가 암세포에 도달 할 수 있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박준오 교수는 췌장암에서 신약의 생존 기간 두달 연장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1년 생존이 어려운 전이성 췌장암 환자에서 2개월의 생존을 연장시켰다는 것은 임상적으로 엄청난 효과라고 할 수 있다”며 “실제로 임상을 하면 아브락산으로 치료 받은 환자들이 1년-2년까지도 생존하는 환자들이 꽤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췌장암의 전체적인 치료 예후는 10년 전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생존 기간 2개월을 연장시킨 약제를 비롯해 다양한 병용요법을 시도함으로써 전체적인 췌장암 환자들의 치료 성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와 같은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해도 실제 환자 치료까지 바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이 아쉬운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생존 기간을 연장한 아브락산은 보험 급여가 이뤄지지 않아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매우 낮다. 국제 치료 가이드라인에 새로운 치료제가 권고돼도 국내 신약이 보험급여까지는 최소 2년이 걸리기 때문에 경제적 이유로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기 때문이다. 아주대 인문사회의학교실 허윤정 교수는 “췌장암을 앓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은 병 자체만으로 매우 힘겨운데,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경제적 부담까지 고려해 치료에 대한 고민을 하는 이중고를 겪게 하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췌장암의 90% 이상은 췌관의 샘세포에 암이 생긴 선암이다. 유전적 요인 중 췌장암의 90% 이상에서 K-Ras 유전자의 변형이 발견되고, 모든 암종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이상 가운데 가장 빈도가 높다. 증상은 복통과 체중감소, 황달, 소화장애, 당뇨의 발생이나 악화 등이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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