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70년을 넘어 평화통일을 향해-(4부)] 해외교회·한인 디아스포라, 남북 화해의 ‘양날개’로

(제4부) 통일코리아를 향해 - <5> 해외 한인 크리스천과 네트워크 강화

[분단 70년을 넘어 평화통일을 향해-(4부)] 해외교회·한인 디아스포라, 남북 화해의 ‘양날개’로 기사의 사진
2013년 부산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10차 총회 참석자들이 'PEACE(평화)'라고 쓴 종이를 들고 있다. 부산 총회에서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좌담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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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해외교회 및 재외 한인 크리스천과의 네트워크가 강화돼야 한다. 남북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해외교회와 재외 한인 크리스천들은 남북의 교량 역할을 하며 대화의 통로를 유지했다. 한국교회는 해외교회와 연대하고 협력할 뿐만 아니라 민족적 아픔 속에 전 세계로 흩어진 한인 디아스포라와 함께 기도함으로써 평화통일의 길을 열어야 한다.

◇세계교회 안에서 남북 교류의 장=남북관계는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급랭했다.

“당시 북한에 150만t의 식량이 부족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에게 ‘북한 어린이들이 다 굶어죽게 생겼다’고 하자 그는 ‘나도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하더라. 자기가 햄릿인가. 주미 한국대사에게도 그렇게 얘기했지만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

한국교회 주요 교단의 대북 사업 관계자는 11일 당시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이후 한국교회의 대북 지원과 남북교류는 단절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해외교회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중단하지 않았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2013년 부산에서 제10차 총회를 개최했고 지난해 스위스 보세이에서 남북교회 지도자가 참여하는 회의를 열었다. 또 지난달 말 평양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에큐메니컬 포럼을 개최했다. WCC 대표단은 최근 3년 사이 남북한을 모두 방문했고, 지난해 보세이 회의를 통해 남북교회의 만남을 이끌어냈다.

지난달 방북에는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WCC 공동의장인 장상 박사, 독일개신교선교연대(EMS) 루츠 드레셔 아시아 총무, 미국감리교회(UMC) 정희수 감독 등 12명이 함께했다. EMS는 다음달 독일 현지로 남북교회를 초청한 상태다. 한 참석자는 “WCC가 남북교회 양측의 협력뿐 아니라 전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와의 협력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남북의 직접 교류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제 행사에서 교류의 문은 열려 있는 셈이다. 장 박사는 “독일인들은 통일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은 것을 큰 행운으로 여긴다”며 “한국교회도 세계교회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는 한반도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WCC뿐만 아니라 미국·독일교회 등과도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

남북 민간 교류의 물꼬를 텄던 1980년대 일본 도잔소 회의와 스위스 글리온 회의도 세계교회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84년 도잔소 회의에 참석했던 안재웅 전 YMCA 이사장은 “남북관계가 악화될수록 세계교회의 역할은 더 커진다”며 “남북교회는 세계교회 안에서 적극적으로 만남으로써 한반도에서 ‘평화의 사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교회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일관성 있게 대응하고 연대하는 데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남북문제에 관여해 온 중견 목회자는 “한국교회의 통일 관련 행사는 일회성에 그친다는 인상을 많이 받는다”며 “UMC가 미 의회에 사무실을 두고 정치권과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것처럼 우리도 세계교회나 국내 정치권과 꾸준히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주요 교단에서 대북 사업에 관여했던 원로급 목사는 “우리가 예수의 제자라면 남북관계에서도 ‘화목의 일꾼’(고후 5:18)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6·25전쟁 당시 종교적 탄압을 피해 월남한 이들이 많아서인지 목회자 중에도 북한을 적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한인 디아스포라, 평화와 화해의 통로=국제사회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는 재외 한인 크리스천의 목소리와 역할이 중요하다. 장 박사는 “한반도 평화는 한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한 것”이라며 “한인 디아스포라들이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한반도 평화의 세계적 중요성을 호소할 때 우리의 통일은 더 당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교회 기구 내에선 한인 디아스포라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지속적으로 발언하고 도움을 요청해 왔다. 미국장로교회(PCUSA) 총회장을 역임한 고 이승만 목사가 미국교회의 남북한 교차 방문을 주선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 목사는 수차례 북한을 방문하며 평화와 화해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 한인 디아스포라의 장점은 이처럼 남북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것이다. 6·15공동선언실천 미국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이미일 목사는 “예수님이 죄로 막힌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담을 십자가로 허문 것처럼 북한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재외 한인들은 휴전선으로 막힌 남북을 오가면서 대화로 화해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NCCK 화해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인 전용호(아가페교회) 목사는 “재외 한인을 통해 남북 상호 이해의 기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재외 한인 크리스천은 풀뿌리 ‘통일 선교사’ 역할도 할 수 있다. 자신이 속한 교회에서 한반도 화해를 강조하고, 일터에서 사업을 통해 북한과 교류할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 9월 재미동포 경제인 16명을 초청해 항공, 자동차 정비, 봉제, 식품·주류 무역 등 다양한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재독한인교회협의회 통일분과를 맡았던 송병구(색동교회) 목사는 “한인 디아스포라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통일운동을 훨씬 더 조직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 흩어진 한인 디아스포라가 한국교회의 평화와 통일운동에 참여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이를 위해선 한국교회가 먼저 ‘하나’ 돼야 한다. 한국교회의 분열과 갈등부터 치유해야 한다.

독일통일 과정에선 라이프치히 성니콜라이 교회의 월요기도회가 큰 기여를 했다. 한국교회도 재외 한인 크리스천들과 함께 기도해야 한다. 이미 이들과 함께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열리는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는 이미 500차례 넘게 진행됐다. 한국교회연합은 지난해 말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1만 교회 100만인 기도운동’을 시작했다. 교단과 교파를 뛰어넘어 한국교회와 재외 한인 크리스천 전체가 하나 돼 기도할 때에만 이 땅에 평화와 통일이라는 축복이 내릴 수 있다.

한국교회가 재외 한인과 연대할 때는 그들을 평화와 통일의 주역으로 세우는 자세가 중요하다. 송 목사는 “재외 한인을 들러리로 보는 시각이 일부 있다”면서 “하지만 해외교회는 분단과 무관할 수 없으며 그동안 분단과 분열로 인해 상처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연합해 한인 디아스포라의 아픔에 공감하며 이들이 한반도 화해와 통일을 위한 또 다른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화 양민경 기자 rula@kmib.co.kr



‘분단 70년을 넘어 평화통일을 향해’ 프로젝트는 국민일보·한민족평화나눔재단 공동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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