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착한 기업 도와 착한 세상 꿈꾼다… 사회혁신 전문 투자·컨설팅 기업 엠와이소셜컴퍼니 대표 김정태

‘가난한 자에게 기회와 희망을’ 내걸고 기독 금융인·변호사 등 모여 회사 설립

착한 기업 도와 착한 세상 꿈꾼다… 사회혁신 전문 투자·컨설팅 기업 엠와이소셜컴퍼니 대표 김정태 기사의 사진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세상을 바꿀 당신의 잠재능력을 깨우십시오(Awaken Your Potential to Impact the World).”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의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사무실 입구에 들어서자 바로 눈에 들어온 문구다. 지난 17일 만난 김정태(38·사진) MYSC 대표이사는 “이곳 사무공간에서 일하는 사회혁신기업들의 가치를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문구”라고 소개했다. MYSC는 크레비스 등 회사 15곳과 사무실을 같이 쓰고 있다.

사무실엔 15개 회사 직원 100여명이 칸막이 없는 책상에서 각자의 업무에 열중하고 있었다. 직원의 연령대는 20, 30대로 대부분 젊었다. 사무실을 가로지르는 복도 중간쯤에는 전동킥보드 몇 개가 놓여 있었다.

“저희들의 이동수단이에요. 회의실이 2개 있는데 사무실 양끝에 있거든요. 왕복 거리가 110m쯤 되는데 이동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분들이 즐겨 씁니다. 영화 ‘인턴’의 앤 해서웨이처럼요.”

MYSC는 국내 최초로 설립된 사회혁신 전문 투자·컨설팅 기업이다. 금융계 종사자와 변호사, 비영리 공익재단 대표 등 각계 전문가들이 수익성과 공익성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에 투자·육성키 위해 2011년 설립했다. 회사명의 ‘MY’는 ‘Merry Year’의 준말로 구약성경에 나오는 ‘희년’을 뜻한다. ‘가난한 자에게 기회와 희망을 제시해 좋은 세상을 만드는 기업이 되자’는 기독교적 가치관을 담았다.

그가 MYSC에 대표이사로 온 건 지난해 5월.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의 저자로 이름을 알린 김 대표이사는 2007년부터 5년간 유엔 경제사회국(UNDESA) 산하 거버넌스센터에서 홍보담당관으로 일했다. 평소 사회 혁신 분야에 관심이 많던 그는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면서도 해외 대학원 진학을 고민했다.

“6개월 정도 사직서를 품고 다녔죠. 조건 좋은 국제기구를 제 발로 그만둔다는 게 쉽지 않더군요. 사회적경제가 국내에 잘 알려진 것도 아니어서 유학한다고 바로 취직되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경영학을 공부하지 않으면 경영 분야를 계속 두려워할 것 같았어요. 사회적경제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지도 경험하고 싶었고요.”

퇴사 후 영국 런던의 헐트 국제경영대학원에 진학한 김 대표이사는 세계 각지를 다니며 사회혁신가를 만나고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재학 중 그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 총재 무하마드 유누스를 만나 사회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또 열매나눔재단 이사장 김동호 목사 등 관계자들과 말라위를 방문해 지역의 소득창출 프로그램의 타당성을 조사하기도 했다. 이때 만난 정진호 전 푸르덴셜투자증권 대표이사와의 인연을 계기로 김 대표이사는 MYSC의 제3대 대표이사로 합류했다.

김 대표이사는 MYSC 취임 이후 수익성 있는 사회적기업을 발굴·투자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투자 성과는 꽤 좋은 편이다. MYSC가 청년·대학생 주거난을 해결키 위해 2년여 전 최초로 투자한 ‘쉐어하우스 우주’는 이미 투자금을 회수했다. 또 다른 투자 기업인 ‘메자닌아이팩’은 북한이탈주민을 고용하는 포장재 제조 기업으로 올해 연매출 40여억원을 달성했다.

최근 투자한 북한이탈주민이 대표이자 최대 주주인 국내 최초 사회적기업 ‘요벨’은 얼마 전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그는 “요벨의 첫 비즈니스 모델인 사내카페 ‘레드체리’가 기업은행 수지센터와 한남지점에 문을 열었는데 반응이 좋다”며 “현재 투자 중인 기업 6곳 모두 수익을 내고 있어 다음 프로젝트도 원활히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대기업을 대상으로 사회혁신 컨설팅을 제공하는 일 또한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간 고용노동부, 코트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다음카카오 등과 협업한 MYSC는 다음달쯤 투자 중인 사회적기업 ‘바이맘’과 이랜드와 함께 만든 실내용 난방텐트를 시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기독 청년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김 대표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 분야를 꿈꾸는 청년들은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잊지 말길 바랍니다. 사회적 약자인 사마리아인만이 강도 만난 자를 공감하고 도왔습니다. 이들처럼 공감의 눈을 가진 청년들이 교회에 많다고 믿습니다. 사마리아인처럼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도전하십시오. 위험을 감수하고 용기를 내 행동하는 이들에겐 위대하고도 독특한 이야기가 시작될 것입니다.”

글=양민경 기자,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grieg@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