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29) 금이 간 얼굴, 대종상 기사의 사진
제52회 대종상 시상식 포스터
지난 20일, 제52회 대종상의 막이 내렸다. 몇 해 전부터 파행 조짐이 고개를 들더니 올해 기어코 대종상은 길을 잃어버렸다.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그 잘못을 왜 바로잡아야 하는지조차 모를 만큼 망각의 길을 걷고 있다. 대종상 측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은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겠다고 당당히 공언했다. 마치 대종상이 ‘상을 받으려면 시키는 대로 하라’는 식의 꼿꼿한 자세로 일관했다. 또 섭외 과정에서 출연 여부에 따라 수상 번복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내 곪았던 상처가 터졌다. 대중은 대종상이 참석한 배우들에게만 출석상을 주는 것이냐며 성토했고, 대종상이 아니라 ‘대충상’이냐고 비아냥거렸다.

대종상은 스스로 권위를 실추시켰다. 대종상이 하나의 말실수로 명예가 추락되고 파행되었다고 여긴다면 그야말로 자가당착이다. 문제의 참석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대종상이 배우와 영화 스태프들의 명예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다. 상의 권위를 높이기 위한 동원의 수단쯤으로 착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배우 없는 영화가 어디에 있으며, 또 시상식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배우도 마찬가지다. 권위 있는 영화제에서 상을 받기 위해 연기하는 배우가 어디에 있겠는가. 최선을 다한 결과물로 품에 안긴 상은 그야말로 땀의 보람과 보상인 것이다. 상업적으로 이용될 가치 환산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 배우들이 어떻게 대종상 시상식에 즐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향하겠는가. 대종상은 그런 여론의 비판에 직면했음에도 귀를 막았다. 그 결과 배우들은 대종상의 공신력을 의심하고 대거 불참했다. 시상식 내내 대리 수상이 이어졌다.

52년 전통의 한 시상식이 초유의 사태를 맞은 것이다. 바야흐로 천만관객 시대다. 이제 영화는 우리 국민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문화 소비 영역이 되었다. 오래전 대종상 무대에서 수상을 꿈꾼 예비 영화인들이 무수히 존재했기에 한국영화 발전이 지속되었을 것이다. 문화 권력의 중심에는 대중이 존재한다.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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